랩 어카운트에 자산가 몰려…한국證 519억 판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후강퉁(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제도) 시행 석달을 맞은 가운데 중국증시 직·간접 투자상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후강퉁 랩 어카운트(이하 랩) 판매액은 출시 석달만에 총 519억원을 기록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영은행 같은 고배당 종목과 소비주에 주로 투자하는 중국본토 랩상품인 'I'M YOU 랩-후강퉁고배당플러스'는 누적 수익률 16.3%를 기록하면서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액자산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I'M YOU 랩-후강퉁고배당플러스'과 'I'M YOU 랩-후강퉁장기성장'에는 각각 153억원, 366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랩 상품의 경우 전문가들이 운용해 직접 투자에 나설 때보다 위험이 덜하고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통한 것이다.
삼성증권도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후강퉁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후강퉁 랩상품인 '삼성 팝 골든랩-중국 본토 Growth(그로스) 랩'이 현재 170억원 어치 판매됐으며, 지난달 말 모집을 시작한 '중국 뉴-이코노미 본토기업Focus 신탁'은 보름 만에 120억원 가량 판매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 상품의 운용을 위해 중국 대형 증권사인 중신증권에 위탁운용하는 형태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간 종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후강퉁 시행 초기 소극적이었던 직접 투자도 최근에는 증가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석달동안 한국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6850억원으로 4897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중순보다 39.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0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중순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누적 거래대금 역시 3126억원에서 1조7780억원으로 5배 남짓 증가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을 통한 약정금액이 1조928억원에 달해 전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거래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약정금액은 후강퉁 시행 한달째 1814억원에 불과했으나 2개월째 7621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달들어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후강퉁 초기에는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투자 일평균 거래대금이 국내증시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 시장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각 증권사를 통해 종목에 대한 정보도 확대되면서 랩 등 간접투자상품 뿐만 아니라 중국 주식 직구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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