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 한국 경제에 대해 "하방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현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대한 위협요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애잇큰 단장을 대표로 한 IMF 협의단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2일부터 한국 정부 등과 가진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 모멘텀이 2014년에는 다소 주춤했다"며 "내수는 여전히 저조하고 인플레이션은 낮고 대외 불확실성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IMF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제조업 분야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제조업 수출을 통한 성장 의존도가 높고 향후 지속가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외충격 노출도가 높고 인구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문제도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위축으로 인해 기업이 투자를 보류하면 IMF전망의 가정치보다 낮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제 회복의 명확한 조짐이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가 통화ㆍ재정 정책을 취할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다운사이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브라이언 애잇큰 IMF 협의단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수반되는 비용은 클수있다"며 "이는 디플레이션 발생만을 말씀드리는건 아니고 오랜기간 인플레이션이 낮은수준의 플러스를 유지할때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자체보다 두 지표가 몇 개월 안에 상승 추세를 보이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등 정부의 환율정책 등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에 이르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굉장히 타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IMF는 한국이 비제조업, 비수출분야에 있어 생산성을 확대하면서 수출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환율과 유연성, 구조개혁 등을 방안으로 꼽았다.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완충자본도 견고하다"며 "전체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여타 선진국의 상황과는 달리 부채가 소비 목적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동일 수준의 가계 금융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의 위협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IMF는 "가계부채의 구조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주요 과제는 모기지 시장이 보다 안정적이며 장기적인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유가하락에 대해서는 "한국은 세계 최대 원유제품 수입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저유가의 혜택을 받을 것은 분명하지만, 유가 하락이 투자 및 소비 증가를 통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지속되는 엔화약세가 한국 수출산업에 도전요인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IM는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MF는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한데 개혁은 결실을 맺기까지 시간이 걸려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공공부채 규모가 낮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재정비용이 수반될 수 있는 구조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개혁으로 성장잠재력이 확충되면 장기적으로는 재정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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