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권교환 오늘부터 시작, 가히 ‘전쟁’ 방불케 해…귀성경쟁 뺨치네”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설을 앞두고 세뱃돈으로 쓸 '신권'을 구하느라 은행가에 비상이 걸렸다. 찾는 은행 고객이 워낙 많아 신권을 배부하면 하루 만에 모두 동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각 지점은 이르면 11일부터 설 명절에 세뱃돈으로 쓰일 신권을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배부한다. 일부 지점에서는 '11일부터 12일까지 신권을 나눠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출입문이나 현금입출금기(ATM) 주변에 붙여놨다.
농협은행은 지점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만원권은 1인당 20만원, 5만원권은 50만원의 한도를 둘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권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은 서둘러야 한다. 농협은행 각 지점이 본사로부터 확보하는 신권 물량은 1만원권은 2000만원, 5만원권은 1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의 영업망을 가진 은행답게 신권 배포액도 많다. 지점마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의 신권을 확보한다. 1만원권의 경우 작은 지점도 4000만~5000만원씩 가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방 소진된다.
신권 수요가 많은 국민은행 일부 지점에서는 1인당 한도를 1만원권 10장, 5만원권 4장으로 제한한다. 고객들의 신권 요구에 시달리다 못한 일부 지점에서는 다른 지점에서 신권을 빌려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의 한 지점장은 "다른 지점에 신권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사항이지만 급하면 어쩔 수 없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워낙 부족해 1만원 짜리 신권 1000만∼2000만원어치를 더 구해놔 봐야 동나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화폐를 발행하는 한은은 올해 설 신권 수급 사정이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만원권의 신권 발행물량은 1조1000억원으로 다르지 않지만 상·하반기 물량 배정을 작년(5대 5)과는 달리 6대 4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만원권 부족 현상은 한은의 화폐 교환 창구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은 전북본부 창구는 평소 1만원권을 1인당 100만원까지 교환해줬으나 지난 6일부터 50만원으로 한도를 줄였다.
한은은 손상권 교환 등을 위해 16개 본부별로 화폐교환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부별로 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신권을 바꿔준다. 서울지역을 관할하는 한은 본부(남대문)의 경우, 한도는 1만원권 50만원, 1000원권 50만원, 5만원권 100만원, 5000원권 100만원 등이다.
일부 은행은 한은이 제작한 '세뱃돈,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지점에 부착해놓고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불필요하게 새 돈을 찍어내면 낭비가 되는 만큼 깨끗한 돈을 세뱃돈으로 적극 사용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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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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