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기문 로만손 대표(중소기업중앙회 회장)가 로만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잠시 휴식기를 갖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중기중앙회장 퇴임 시기와 맞물려 정계 진출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만손은 지난 4일 김기문·김기석 각자대표이사에서 김기석 단독대표이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동생인 김기석 대표가 단독대표이사로 나서고, 김기문 회장은 로만손 회장직만 유지한 채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게 된다. 창업 이후 27년만이다.
김기석 대표는 중기중앙회 회장직을 수행하느라 바쁜 김 회장 대신 회사 경영을 도맡아 왔다가 지난해 11월 사장에서 공동대표이사로 올라섰다.
로만손 측은 갑작스러운 사임과 관련해 중국진출과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전개를 위한 경영 집중화, 안정적 성장을 위한 신속하고 일관된 의사결정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계 진출설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예전부터 김 회장의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있어 왔던데다, 중기중앙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정계로 진출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그동안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장 임기가 남아있어 정계 진출을 꺼렸다. 지난해 초 충북지사 출마설이 돌았을 때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중소기업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달 말로 회장 임기가 마무리되면 자유의 몸이 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간담회에서 "퇴임 후 기업인으로 돌아가겠다"면서도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 측은 부인하고 나섰다. 휴식을 목적으로 한 사임인데다, 올해는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는 3곳(서울 관악을·경기 성남중원·광주 서구을)외에 선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 3곳도 김 회장의 연고지는 아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표 사임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3개월 정도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기업인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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