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박준용 기자] 서울중앙지법은 4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절차를 중단하라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하나은행과 합병을 위한 본인가신청 및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를 금지할 것을 명했다. 또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에서의 찬성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가처분의 인용의 효력시점은 6월 30일까지로 정했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합병절차를 중단하라 명한 셈이다.
재판부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된 뒤에도 5년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는다' 내용의 2012년 노사정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했다. "합병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라 일정기간 제한하는 내용이어서 경영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합의서가 노사간 오랜논의를 거쳐 작성된 것이라 구속력을 가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노사간 합의의 구속력을 부인하려면 현저한 사정 변경이 있어 경영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에 이른다는 사정이 소명돼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합병을 하지 않으면 외환은행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효력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제한한 이유에 대해서도 "현 상황을 기준으로볼 때 당사자들 간 신중한 논의를 거쳐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의 구속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사법부의 용기있는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노사정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취급하며 경영권을 남용하는 행태가 시정돼 노사정 화합을 위한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합병인가 신청 ▲합병관련 주주총회 ▲하나은행과의 직원간 교차발령 등 2.17 합의서 위반행위의 잠정적인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었다. 이후 노조는 사측의 통합 예비인가 신청에 반발해 지난달 26일부터 금융위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3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한편 금융위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법원의 결정에 존중한다"며 "예비신청 인가 문제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