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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곤충과 생존경쟁, 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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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곤충과 생존경쟁, 최후의 승자는 ▲오현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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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곤충은 오랜 옛날부터 서로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쟁을 수행해오고 있다. 학문적으로는 고생대부터 곤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본다면 이 땅의 주인은 곤충이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류가 나타나면서부터 곤충의 자리를 인간이 차츰 점령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인간이 이 땅으로부터 곤충을 몰아내기 위하여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으며 그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곤충은 왜 서로 공존하지 못하고 서로 전쟁을 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서로의 식량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곤충들 중에서도 식물을 수분시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주거나 사람들에게 꿀을 전해주는 꿀벌같이 서로 공존하는 종류들도 있지만, 더 많은 곤충들이 인간에게 질병을 매개하거나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 지은 농작물을 약탈해가는 소위 해충으로 분류되면서 인간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곤충의 전쟁 서막은 곤충의 압승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곤충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처음으로 인류가 힘들여 지은 농작물을 아무런 제약 없이 풍성히 즐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곤충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약이라는 무기를 개발하여 곤충에게 보기 좋은 역습을 가하면서 이제 전쟁의 주도권은 인간이 가지게 되었고, 지구상에서 영원히 해충을 몰아 낼 수 있으리라 자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보다 지능이 낮은 곤충은 타고난 번식력과 저항성 개체라는 생물적 장점을 이용하여 종족을 지켜 나가면서 오히려 인간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농약에 의해 독성 피해와 환경오염이라는 보복을 받도록 하면서 인간과 곤충의 전쟁은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새로운 살충제 탐색법은 인간에게 곤충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이러한 살충제 탐색법에서 중요한 개념이 유충호르몬(juvenile hormone)인데 이는 곤충의 발생과정 동안에 주기적으로 외골격을 벗는 변태과정을 조절하며 성체의 경우 암컷이 정상적으로 알을 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유충호르몬 대항물질(JHANㆍJuvenile Hormone Antagonist)은 유충호르몬의 활성을 방해해 비정상적인 곤충의 변태를 유도하거나 정상적인 알의 분화를 막아 곤충의 생식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유충호르몬 대항물질은 곤충과의 전쟁에서 핵심적인 물질로 인식되었고, 세계 석학들이 이론적으로 그 존재를 예상하였지만 적절한 탐색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그동안 발견하는 데 실패한 물질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새로운 살충제 탐색법은 곤충의 유충호르몬 수용체 단백질을 효모에서 복제시켜 인간을 포함한 고등생물에게는 존재하지 않고 유충호르몬 수용체에만 특이적으로 작동하는 물질을 획기적으로 짧은 시간과 비용으로 선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 탐색법을 이용하여 태초부터 지구상에서 존재하면서 아직까지도 끊임없이 곤충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식물로부터 곤충성장저해물질(IGRㆍInsect Growth Regulator)의 일종인 유충호르몬 대항물질을 찾고 분리해낸 것이다.


앞으로 이 기술이 발전하면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다른 곤충이나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영향을 받지 않고 솔수염하늘소만 사멸시키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부디 곤충과의 전쟁에서 새롭게 개발된 곤충 유충호르몬 대항물질 탐색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인류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오현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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