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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한국식 위성기술, 산업화 전략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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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한국식 위성기술, 산업화 전략 짜야 최성봉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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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기술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우주 분야의 국가 연구기관이 설립된 지 10년째인 1999년 미국의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한 국내 최초의 실용급 위성, 아리랑 1호를 발사한 이래 아리랑 2호, 3호, 5호를 개발해 발사하며 국내 인공위성 개발 기술의 자립화 수준은 극적으로 상승했다. 지금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몇몇 부품과 특수한 탑재체를 제외하고 위성의 설계와 제작, 시험 등을 모두 국내에서 진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여년 만에 이룬 성과치고는 상당한 발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우리의 위성기술 수준은 6~7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전 지구촌 인공위성의 활용성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는 더 확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인공위성의 수요는 증가 일로다. 인공위성 기술이 필요한 분야도 다소 단순한 지리정보의 획득을 넘어 기상, 환경관측, 통신 중계, 우주관측, 위성항법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다양해지고, 지구궤도를 이용한 우주 활동 역시 다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2040년까지 독자항법위성을 포함하여 약 64기의 다양한 임무의 위성을 발사해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참고로 현재 운용 중인 공공위성은 5기다.

국내외 인공위성의 수요와 우리의 기술 수준을 볼 때 우리나라는 이제 위성 기술을 산업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관련 산업체를 육성하고 경쟁력을 배양시켜 해외 시장 진출을 겨냥한 궁극적인 산업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때인 것이다.


위성기술의 산업화는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분야다. 잘 가고 잘 서고, 잘 뜨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인 자동차나 선박 같은 대량생산 산업과는 달리 위성은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대부분 제각각인 아주 복잡한 수요가 존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을 통한 경제성 추구가 쉽지 않은 이유다. 우주기술 선진국이면서도 위성기술의 개발은 국가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유지시키지만 본격적인 산업화는 다소 유보하는 등 조심스러운 접근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일본이나, 정부 소유의 공사를 운영하여 전략적인 산업화의 길을 택하고 있는 인도가 좋은 예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발 우주 산업체들 역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합병과 구조조정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현실과 도달하려는 목표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한 우리만의 전략적 접근 방법을 한층 고민해야 한다. 우선 국내 위성 수요를 기반으로 인공위성 체계기술을 산업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산업체 간 경쟁을 유발하기보다는 위성 기술 제고를 위한 기업 간 연합과 협력을 유도해 상호보완적으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어느 정도 보장된 산업 규모 내에서 세계를 상대로 싸울 체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삼는 것이다.


국내 산업체가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우주 핵심기술은 국가 연구소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해 산업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핵심부품이나 중요한 서브시스템의 기술이 해외 종속적이면 해외시장 진출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우주개발 후발주자인 우리에게 위성기술 산업화는 어려운 도전이기는 하나 미룰 수는 없다. 기술의 고도성 때문에 진출이 늦어질수록 진입장벽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자칫 미래 최고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우주 산업에서 영영 뒤처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위성 개발 초기 우주개발 후발주자인 우리가 국가 연구소를 중심으로 빠른 기술 발전을 추구하는 시스템을 선택한 것처럼 위기 기술의 산업화를 앞둔 지금도 현실적으로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면 분명 미래는 있다.






최성봉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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