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의 맏형 차두리(35·FC서울)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차두리는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대회 결승전(1-2 패)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연장전까지 풀타임을 뛰었다. 예고했던 대표팀 은퇴 경기.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공수에서 왕성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팬들도 경기 직후 온라인을 통해 "차두리 고마워"를 연호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목표했던 정상 등극은 실패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그는 마지막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연장 후반 14분 폭풍 같은 드리블로 상대의 왼쪽 측면을 허물며 손흥민(23·레버쿠젠)의 쐐기 골을 도와 2-0 승리를 이끌었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13일·1-0 승)에서 남태희(24·레퀴야SC)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것을 포함, 도움 두 개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맏형의 고군분투는 대표팀을 하나로 묶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과 함께 한풀 꺾였던 팀워크도 되살아났다.
차두리는 이미 공언한대로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녹슬지 않은 기량에 팬들은 온라인 청원을 통해 그의 은퇴를 반대하기도 했으나 굳은 결심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대표로 차두리가 남긴 발자취는 화려했다. 스물한 살이던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1-2 패)를 통해 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에 일조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함께했다. 아시안컵은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출전이다. 그동안 대표 선수로 일흔다섯 경기를 뛰며 네 골을 기록했다. 태극마크는 내려놓지만 현역 선수생활은 계속된다. 소속팀 FC서울과의 계약을 1년 연장하며 K리그에서의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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