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2014년 4분기 매출 52조7300억원,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4조600억원까지 급락한 영업이익을 다시 한번 5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여전히 IT모바일(IM) 부문은 영업이익 2조원에 못미치며 경쟁력을 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3분기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4분기 1800억원까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2015년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이 기대된다. IM부문은 제조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CE부문은 TV 시장의 적극적인 수성과 생활가전 시장서의 혁신 제품들을 선보이며 냉장고에 이어 세탁기, 주방가전 등으로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너만 믿는다"=2015년 삼성전자 성장의 핵심은 DS부문이 될 전망이다. D램의 경우 성수기 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20나노 공정 전환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서버, 모바일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면서 D램 자체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V낸드를 사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SSD는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대용량화 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1테라바이트(TB) 외장 SSD는 크기가 명함보다 작다. 이 제품의 가격은 60만~70만원대로 외장 하드디스크 보다는 비싸지만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늘어나며 SSD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어 올해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시스템LSI 사업서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본격화하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다시 돌아왔다. 연내 애플용 AP 생산이 본격화 될 경우 파운드리 사업의 영업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외에도 글로벌파운드리와 함께 손잡고 14나노 핀펫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자체적으로도 AP 엑시노스의 신 제품 및 아이소셀을 등 고화소 CIS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엑시노스의 경우 성능대별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신칩과 AP를 하나로 묶은 원칩 제품군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IM부문, '타이젠폰'에 거는 기대=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을 크게 잃은 IM부문은 올해 타이젠폰을 통해 성장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막강한 제조 기반을 활용해 중저가폰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업계는 중저가폰이야 말로 삼성전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부품 대부분을 자급할 수 있고 글로벌 전 지역에 걸친 방대한 제조 기반, 타 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대비 성능과 가격면에서는 떨어질 수 있지만 엄격한 공정관리로 인해 품질은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서는 '갤럭시S6'를 조기 출시하고 라인업의 일부를 줄여 '선택과 집중'에 나서며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B2B 시장도 기대된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해 기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CE부문, 혁신 생활가전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 받아=생활가전 시장에선 지난해에 이어 10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겨냥하고 있다.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새로운 TV 트렌드로 제시한 '커브드 TV'는 이제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올해 선보인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채용한 TV 역시 글로벌 TV 업체들이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 SUHD TV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TV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생활가전 사업은 연이은 혁신 제품들이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손빨래를 할 수 있는 빨래판을 장착한 세탁기, LED 불꽃으로 조리 상태를 볼 수 있는 인덕션 레인지, 크기는 줄이고 내부 공간은 넓힌 냉장고 등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뚜렷한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북미지역 생활가전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등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