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된 리츠 7.3% 불과…완화시 임대주택시장 활성화 기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에서 주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리츠의 코스피 상장 요건 완화, 금융기관 출자 제한 등을 두고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리츠가 임대주택시장에 민간자금을 끌어들일 '마중물'이 되려면 이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22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난 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리츠에 대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다시 한 번 요청했다.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가로막고 있는 진입장벽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특히 기존에 논의됐던 리츠의 코스피 상장 매출액 기준을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추는 것 외에 코스닥 상장의 문도 열어달라고 건의했다.
김관영 JR투자운용 대표 겸 한국리츠협회장은 "현재 코스피 상장 요건인 매출액 300억원을 충족시키려면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은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규모가 작은 리츠는 코스닥으로, 코스피 상장 여건에 맞는 리츠는 코스피로 갈 수 있도록 상장 창구를 이원화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한번 검토해볼 만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토부는 리츠의 상장 요건 완화를 놓고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13일 '기업형 임대사업 육성 방안'에 리츠 상장 요건 완화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금융위와의 의견 차이로 발표 직전 빠졌다.
이 같은 건의가 나오는 것은 리츠의 코스피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2013년 2월 진입이 수월한 코스닥시장에서마저 리츠 상장 조항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펀드와 비교해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은 이유다. 현재 리츠가 코스피에 상장하려면 매출액 30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5% 미만, 총자산 중 부동산 70% 이상 등의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사업성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질적 심사도 받아야 한다. 반면 부동산펀드는 이 같은 경영성과 기준이 없고 질적 심사 적용 대상도 아니다.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리츠 96개 가운데 상장된 리츠는 7.3%인 7개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가 2011년 다산리츠 등 일부 부실 리츠가 퇴출한 이후 상장 심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신규 상장이 사실상 중단된 것. 게다가 자산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인 대형 리츠는 전체의 11%에 그쳐 현행 코스피 상장의 벽을 넘기 어렵다.
리츠의 상장 규제가 완화되면 자금 조달이 수월해져 기업형 임대주택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덕 대한주택보증 사장은 "공공임대리츠에서 성공했듯이 기업형 민간임대 공급과 관련해서도 리츠가 주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정부의 규제완화와 대주보의 보증상품으로 사업 리스크를 분산시킨 만큼 주택임대사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관영 리츠협회장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 확약, 주택기금 출자 등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츠형 임대주택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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