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아버지', '가시고시' 등 인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1990년대에는 어떤 책들이 인기를 끌었을까?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으로 1990년대 추억의 상품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교보문고가 당시를 풍미한 베스트셀러를 정리했다.
먼저 1990년대를 통틀어 집계한 베스트셀러 1위는 1996년 10월에 출간한 잭 캔필드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다. 이 책은 IMF 사태로 인해 힘겨운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마음에 따뜻한 감동을 주는 도서'로 인기를 끌었고, 도서대여점 확산 이후 밀리언셀러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당시 출판계에서 이례적으로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2위는 1996년 8월에 출간한 김정현의 '아버지'로 당시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명예퇴직, 감원 등으로 가장들의 어깨가 움츠러들어 있을 때였다. '아버지'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40대 후반 중년 가장의 애틋한 가족 사랑을 담고 있는 소설로, 시대상황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초대형베스트셀러가 됐다.
1993년 5월에 출간돼 3위를 차지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은 우리것 찾기 붐이 일어나던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한 책으로 인문 분야 책으로는 흔치 않게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의 히트로 인해 한때 전국 각지의 문화유적에서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들고 찾아와 우리 문화유산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1990년대는 크게 상반기의 '역사소설 신드롬'과 하반기의 '경제 이슈'로 특징을 나눌 수 있다. 상반기는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동의보감(1991년, 8위)'이 인기를 끈데 이어, '소설 토정비결(1992년, 3위)', '소설 목민심서(1992년, 1위)' 등 실명 대하역사소설이 남성독자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1990년대 중반 베스트셀러의 특징적인 경향으로는 '일본 때리기' 도서와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도서, 실용서의 강세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에 대한 핵사찰로 남북간 긴장 관계가 전쟁위기로 치달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민족 정신을 고취시키면서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열풍으로 이어졌다.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고 얘기하던 1995년에는 도서대여점 확산으로 인한 타격까지 겹쳐 문학 분야가 급격히 퇴조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컴퓨터 길라잡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등 실용서가 1∼3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나타나기도 했다.
1990년대 하반기는 IMF 사태 전후의 경제상황이 출판계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났다. 경제난국을 힘들게 벗어나 새롭게 발돋움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실비판과 시련을 극복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도서들이 인기였다.
1996년부터 감원 태풍과 연초부터 터진 대기업의 연쇄부도, 정치권 불신 등의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1997년, 1위)'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침체된 사회분위기 속에 '아버지(1998년, 1위)', '가시고기(2000년, 1위)' 등 부성을 자극하는 도서가 인기를 얻기도 했다.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20위 도서(전체 200종) 중 현재까지 고객들이 구매하고 있는 도서는 모두 100종이다. 현재도 판매되고 있는 이들 100종의 도서에 대한 최근 10년간 판매량(2005년 1월 19일~2015년 1월 18일)을 조사한 결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가장 높은 판매를 보였다. 그 뒤를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박영규의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이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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