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호주와 아시안컵 조별예선 3차전…두 경기 실점 없었지만 중앙 수비 불안 노출
노련한 곽태휘 부상, 장현수 경고누적 위험…슈틸리케 감독, 승리 위해선 해법 찾아야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이 오는 17일(오후 6시·브리즈번 스타디움) 상대할 개최국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후보답다. 쿠웨이트(9일·4-1 승)와 오만(13일·4-0 승)을 쉽게 이겼다. 득점한 선수들도 공격수 팀 케이힐(36)과 토미 유리치(24)를 비롯해 2선 공격수 로비 크루즈(27), 제임스 트로시(27), 마시모 루옹고(23), 맷 매케이(33), 수비수인 마크 밀리건(30)과 주장 마일 예디낙(31)까지 포지션별로 다양하다.
대표팀으로서는 화력을 감당해야 할 수비진이 불안하다. 특히 적임자를 찾지 못한 중앙 수비가 약점이다. 오만(10일)과 쿠웨이트(13일)를 모두 한 골차(1-0)로 이겼으나 여러 차례 실점위기를 넘겼다. 상대 슈팅이 골대를 맞고 불발된 경우도 한 차례씩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이 "운이 좋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45)은 "공의 흐름과 상대 선수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미숙하다. 특히 위험지역에서 뒷걸음질치는 등 적극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쿠웨이트와의 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장현수(24·광저우 부리)는 벌칙구역 부근에서 상대 공격수를 자주 놓쳤고, 슈팅을 막지 못했다. 김영권(25·광저우 헝다)과의 협력도 원활하지 않았다. 실수도 잦아서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대표팀 중앙 수비는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데뷔 경기인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10일·2-0 승)부터 일곱 차례 국가대표 경기에서 매번 다른 중앙 수비 조합을 내세웠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2-0 승)와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호흡을 맞춘 김주영(27·상하이 둥야)과 장현수만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갔다. 대회 도중에 중앙 수비수를 교체하는 경우는 드물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앙 수비수 구성 문제로 계속 고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주는 힘과 높이를 갖춘 케이힐이 중앙 수비를 달고 다니며 측면과 2선 공격수의 공격 가담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든다. 교체 선수 유리치(189㎝)는 제공권 싸움이 뛰어나다. 우리 대표팀에는 이들을 제압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중앙 수비수 가운데 경험이 가장 많은 곽태휘(34·알 힐랄)가 훈련 도중 엉덩이 근육을 다쳐 앞선 두 경기에서 제외됐다. 장현수는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경고를 받았다. 호주를 상대하다 또 경고를 받으면 8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 호주와의 경기에서 과감한 수비를 하기 어렵다.
8강 토너먼트부터는 수비가 승부의 열쇠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불안했던 중앙 수비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할 기회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공들여야 할 자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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