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박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거나 흡수통일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은 긍정 평가할 만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의 제의에 대한 화답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은 "박 대통령이 연설과 질의답변에서 평화통일을 원하며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평화공존'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은 긍정으로 평가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은 박 대통령이 내수진작,부동산 활성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 경제살리기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특히 의지를 갖고 통일준비를 하겠다고 평가했고 비핵화 관련 발언이 기존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선순환을 도모하겠다"고 밝혔으며 질의 답변에서는 "비핵화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데 평화통일을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런 문제도 남북간, 다자 협의 통해서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최 부원장은 '핵은 머리에 이고 살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보면서도 "공을 북한에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를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볼 지 우려된다"고 밝혔다.비핵화와 관련해 한미간 이견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볼 대목이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 대통령이 북한 인권이나 열악한 삶,북한 체제의 존엄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성 측면에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선제적으로 이끌 대안제시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광복 70주년에 걸맞은 비전과 남북관계 상황을 적극 주도하겠다는 의지는 다소 미흡했다"고 평가하고 "게다가 북한을 움직이도록 할 만한 것을 별로 주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교수는 "광복 70주년에 걸맞게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고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귀위원은 "오늘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북한을 특별히 무시하거나 자극하는 내용도 없고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향에 대해 화답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전제조건이 없다.다만 열린 마음과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므로 올해 정상회담 성사여부는 북한이 향후 당국 간 대화에 얼마나 적극 나오는지가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재개, 5.24조치 해제를 원한다면 먼저 1월 중에 한국 정부가 제안한 남북고위급 접촉이나 통일준비원회-통일전선부 간 회담과 설 전 이산가족 상봉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정 수석연구위원은 촉구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한국 정부도 더 적극적인 남북대화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분단 70주년이 되는 올해에도 남북관계 발전없이 통준위를 중심으로 '통일비전과 방향에 대한 범국민적, 초당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우리 사회 내부의 논의만 활발하게 진행되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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