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진출 사전 준비작업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쌍용자동차가 최근 공개한 신차 티볼리에 대한 상표권을 미국에서 출원했다. 미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쌍용차의 사전 준비작업 일환이다.
24일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7월 티볼리 상표출원을 마쳤으며, 현재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처음 선보이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다음달 중순 국내에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상표권 출원 후 등록까지 1~2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가 미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도 이 시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함께 '루벤트(LUVENT)', '루비(LUVi)'라는 상표도 출원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시장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는 "쌍용차가 2년 안에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계획중"이라며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루벤트는 티볼리와 같은 소형차 플랫폼의 세단이나 해치백 파생모델"이라고 전했다.
쌍용차가 미국에서 상표등록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사는 사명을 비롯해 그간 코란도ㆍ무쏘ㆍ렉스턴 등 다른 모델에 대해 미국에서 상표등록을 마쳤으나 현지에 직접 신차를 선보인 적은 없다.
특히 지난 수년간 회사의 대주주가 여러 차례 바뀌고 정리해고 등을 둘러싸고 노사간 마찰을 빚으면서 신규시장을 개척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이 글로벌 완성차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데다 곧 선보일 신차가 북미지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차종인 만큼 최근 들어 미국진출계획을 구체적으로 짜고 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티볼리 출시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여러 차례 내비쳐왔다.
여기에 모기업 마힌드라 역시 미국 진출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쌍용차의 미국 진출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저가 픽업트럭 등을 앞세워 미국 진출을 시도했으나 현지 규제와 딜러분쟁 등의 문제가 불거져 결국 계획을 접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의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미국 진출은 과거부터 항시 염두에 두고 있는 사안"라며 "아직 상품력이나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을 수는 없으나 현재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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