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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케아 문열자…광명 가구거리 손님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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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마다 할인 행사에도 고객 없어 썰렁…전통시장도 직격탄

[르포]이케아 문열자…광명 가구거리 손님 '씨가 말랐다' 21일 광명 가구거리 앞의 한 매장을 행인들이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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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불황이다 불황이다 하지만 이케아 개장 전까지만 해도 주말에는 방문 고객이 심심찮게 있었어요. 이번 주말요? 손님 발길이 싹 끊겼네요."

지난 21일 광명 이케아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광명 가구거리는 한산했다. 광명사거리부터 개봉동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변은 주말인데도 적막감이 엄습했다. 가구 매장마다 '반값' '대박세일' '상시할인' 등의 문구를 내걸었지만 관심을 두는 고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20년간 가구거리에서 영업했다는 한 A 점주는 "이케아 개장 이후 방문 고객이 70% 줄었다"며 "제품 구매를 떠나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 자체가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이케아에 맞서기 위해 가구 배치 방식을 바꾸고, 저렴한 가구도 들여놨지만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개장 초기라 호기심들이 많아 그런 것'이라면서도, 그의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가구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또 다른 매장은 50대의 여성 점원 한 명만 쓸쓸히 남아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오늘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아 걱정이다"며 "이케아가 개장하고 나서 평일도 주말도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근처 매장은 '매장정리' 문구를 내걸고 가구를 50%~80%까지 할인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이상봉 광명시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구거리 내 34개 업체 중 5개가 최근 폐업했다"고 밝혔다.


한샘 등 일부 대형 브랜드 매장에는 손님이 몰렸지만, 이들도 방문객에 목마른 것은 마찬가지였다. 가구거리 옆 전통시장에서 한샘 직원 3명이 영하 9도의 한파에 눈을 맞으며 행인들에게 할인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전통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이케아의 판매 상품은 가구뿐만 아니라 침구, 인테리어 용품 등 생활용품 전반이기 때문이다. 광명 전통시장 내에서 침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이달 월세도 못 낼 판이다. 가게를 접거나 업종전환을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침구 매장 점주도 "오늘 하루 내내 아무것도 못 팔았다. 이케아의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전통시장이 '크리스마스 축제'를 진행하고 있지만, 개장 이후 시장 방문객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광명 가구거리로부터 7㎞ 떨어진 이케아 매장은 고객들로 분주했다. 추운 날씨인데도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 모습을 쳐다보던 근처 상가 점주는 "광명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근교 소상공인들도 이케아에 타격을 받고 있어 지자체나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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