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를 앞두고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기술적 우위를 앞세운 OLED에 이어 최근에는 퀀텀닷 LCD가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할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LCD에 이은 차세대 TV 기술로 주목받았던 OLED는 낮은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퀀텀닷 기술은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LCD TV와 만나면서 상용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퀀텀닷TV 출하량은 2015년 350만대(전체TV 시장의 1.4%), 2016년 1,000만대(4.1%)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TV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패는 선명한 화질 구현과 소비전력 효율화 그리고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대량 양산체제 구축 등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퀀텀닷은 이 3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녀 앞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퀀텀닷은 크기가 나노미터(nm, 1nm = 10억분의 1m) 수준에 불과한 반도체 입자다. 입자 크기 변화에 따라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변하면서 서로 다른 길이의 파장이 폭넓은 색을 표현한다. 기존 LCD TV의 광원 부분에 퀀텀닷 입자를 적용해 색재현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LCD의 색재현력은 NTSC 기준 70% 수준이지만 퀀텀닷을 적용하면 NTSC 기준 110%까지 색표현력이 향상돼 OLED TV 이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퀀텀닷 LCD는 기존 LCD에 주로 적용되는 LED 광원에 비해 백색광의 색순도가 더 높다. 컬러필터를 통과하는 빛의 효율 역시 높아져 디스플레이의 전력 효율 상승에 따른 저전력 구동이 가능하다. 이밖에 퀀텀닷은 유기물인 OLED에 비해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수명이 길고 대형화가 용이한 것도 다양한 장점 중 하나이다.
가격 경쟁력 역시 퀀텀닷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퀀텀닷 TV는 기존 LCD TV에 비해 색재현력은 높지만 패널 원가 차이는 20~30% 수준이다. 기존 LCD 패널 생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해 BLU 부분만 일부 전환하면 대량 양산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해외 업체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TV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지난해 'IFA 2014' 전시에서 국내업체 보다 먼저 퀀텀닷 UHD TV를 공개한 바 있으며 특히 TCL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퀀텀닷 UHD TV 출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55인치에 UHD 해상도를 지원하며 제품가격은 12,999위안, 한화로 약 229만원 수준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퀀텀닷 TV가 사이즈 대형화와 해상도 측면에서 OLED TV 대비 상향조정이 용이하고 향후 합리적 수준의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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