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금융당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핀테크(금융+IT)' 사업에서 일전을 치루기 위해 은행들이 본격적인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각 은행의 핀테크 서비스가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핀테크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을 중심으로 논의됐지만 앞으로는 신뢰 기반이 탄탄한 은행을 중심으로 한 혁신도 이 시장이 자리를 잡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스마트금융부 내에 태스크포스(TF)로 통합플랫폼팀을 구성해 핀테크 서비스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계획이다. 스마트뱅킹, 자동화기기, 고객센터 등을 한 데 묶어 금융거래는 물론 상품 가입이나 상담까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ICT기업이 진출한 모바일지급결제 시장에서도 기업은행은 국내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비롯해 공인인증서 없이도 앱을 통해 결제가 가능한 전자결제지급대행(PG)사와의 제휴도 대폭 확대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차기 행장이 정해진 이후 내년 사업을 위해 실시된 조직개편에서 스마트금융사업단 내에 새롭게 핀테크 사업부를 만들었다. 현재 부장까지 인사가 났고 이번주 행원급 인사를 통해 부원이 채워지면 본격적으로 업무에 뛰어들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관련 기업과의 제휴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핀테크를 은행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접목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 밖에도 IT와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로 올해 금융권 최초의 스마트뱅킹 전용 신용대출 상품과 전세자금 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내년에는 스마트폰에서 상담부터 실행까지 가능하도록 한 주택담보대출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핀테크 사업은 미래채널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미 올해 하반기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와 홈쇼핑 결제 등에 사용되는 'TV머니'를 출시하며 한 발 앞서 서비스 경쟁을 시작했다. 이는 고객이 TV를 시청하며 바로 결제 할 수 있는 선불식 서비스로, 각종 콘텐츠와 홈쇼핑 상품 등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편하게 살 수 있다. TV머니는 현대홈쇼핑의 결제 수단으로 내년 2월 도입되는 등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핀테크 시장에서도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가가 금융회사들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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