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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그 많던 석유난로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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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그 많던 석유난로는 어디에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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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전국(電國)'시대 '한(寒)'나라 사람들은 목재를 수입해 장작불을 피워 취사와 난방을 해결했다. 목재를 원료로 가공한 숯은 처음에는 도시에서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만 태웠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숯을 연료로 쓰는 사람이 점차 늘었다.


그러던 중 당시 목재 공급량을 좌지우지하는 나라들이 '목재수출국기구'를 결성해 가격을 큰 폭 올렸다. 여러 나라가 긴장했지만 목재 한 조각 나지 않는 한나라에 특히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 조정은 목재에 세금을 많이 물려 소비를 억제했다.

위기를 넘긴 뒤 한나라는 더 잘살게 됐고 이에 따라 숯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통망이 온 나라에 깔렸다. 숯이 목재를 추월해 일반적인 연료가 됐다. 생필품이 된 숯 가격은 조정의 통제를 받았고 인상이 억제됐다. 이런 가운데 수입 목재 가격은 나라 밖 시세를 따라 꾸준히 올랐다.


그러다보니 어느 때인지 한나라에서는 목재가 숯보다 더 비싸게 됐고 그런 역전된 상태가 이어졌다. 원료인 목재보다 원료를 가공해 만든 제품인 숯이 더 저렴해진 것이다. 이때부터 한나라 사람들은 목재를 덜 활용하게 됐다. 숯을 전보다 훨씬 많이 썼다. 심지어 소 여물을 삶을 때도 숯을 태웠다.

이 이야기에서 목재는 1차 에너지자원이고 숯은 1차 에너지원을 가공해 만든 2차 에너지원이다. 목재 자리에 등유를, 숯 자리에 전기를 대입하면 우리 상황이 된다.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원으로는 석유보다 석탄ㆍ원자력ㆍ수력ㆍ가스 등이 더 많이 쓰이지만, 등유는 1차 에너지원이고 전기는 2차 에너지원이며 대다수 나라에서 등유가 전기보다 저렴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등유가 전기보다 비싼 곳은 한국뿐이다. 등유에 붙는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교육세 등 세금 때문이다. 등유에 대한 세금은 1970년대 오일쇼크에 대응해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매겨진 이후 지금까지 부과되고 있다.


등유는 전기보다 저렴하던 과거에는 난방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다. 에너지 총조사에 따르면 등유가 전체 난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53%였다. 이 비율은 1995년 63%로 높아졌다가 점점 떨어져 2010년에는 22%로 낮아졌다.


예전에 실내마다 공기를 덥히던 석유난로가 이제 보기 드문 기기가 됐다. 이젠 비닐하우스까지 전기로 난방을 한다. 나라 전체적으로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농어업 현장에서는 1차 에너지원을 바로 활용해야 효율적인데 그 대신 값이 더 비싼 2차 에너지원인 전기를 만들어 쓰기 때문이다.


등유와 전기의 상대적인 가격을 바로잡으면 이런 낭비가 줄어든다. 등유가 전기보다 저렴해지면 등유를 활용한 난방 비율이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 나라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다.


등유 값이 떨어져 전기보다 내려가면 전기요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송과 같은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전기보다 값싼 등유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난방기기를 활용하면 전기요금이 감소하고 전체적인 에너지 비용도 덜 들게 된다.


현재 한전의 전기요금 누진제를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첫 소송이 제기된 이후 최근까지 5차례 추가 소송이 접수됐다. 전국 5개 지방법원에서 500여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누진율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전은 현재 전기 사용자의 70%가 원가에 미치지 못 하는 3단계 이하의 누진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해명한다. 에너지 믹스가 개선돼 전기 의존도가 낮아지고 등유 비중이 커지면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고 누진율 높은 구간에 해당하는 소비자 비율도 낮아진다.


비정상적인 에너지 가격 체계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시민단체인 에너지시민연대는 등유에 붙여온 세금을 떼어내고 대신 지난 40여년간 면세된 석탄ㆍ원자력 전원에 그만큼 과세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주장을 일부 수용해 지난 7월1일 등유에 대한 개별소비세ㆍ교육세를 ℓ당 104원에서 73원으로 낮추고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 ㎏당 18원의 세금을 도입했다. 정부는 앞으로 추가 조치를 시행해 뒤틀린 국내 에너지 가격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데스크칼럼]그 많던 석유난로는 어디에 자료: 에너지시민연대






백우진 국제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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