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은행 빚 한달새 6.9兆 증가…두달째 역대최대폭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11월 한달간 6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증가폭은 두달연속 역대최대치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잔액(모기지론양도분 포함)은 554조3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6조9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10월중 증가폭(6조9000억원)이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금융사의 수신과 대출 등 자금흐름에 대한 속보치 성격의 이 집계가 2008년 시작된 이래 월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으론 최대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작년 6월이 4조6000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빚 증가의 원인이 됐다.

주택담보대출은 한달새 6조원이 늘어 10월 증가폭(6조4000억원)보다는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LTV DTI 규제완화 효과, 대출금리 하락, 주택거래 호조로 전월에 이어 큰 폭 증가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8500호로 10월(1만900호)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기간(4700호)보다 많았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한달새 1조원이 늘었다. 기업의 원화대출(잔액 677조8000억원)은 11월 한달 동안 4조1000억원이 늘었다.

중소기업 원화대출(4조5000억→4조9000억)이 늘어난 반면 대기업 대출은 10월 2조7000억원 증가에서 11월 8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출금 상황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는 1조9000억원 순발행에서 3000억원 순발행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기업어음(CP)은 운전자금 수요로 3000억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은행 수신은 월간 증가폭이 7조3000억원에서 21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규모는 전월 21조8000억원에서 11월 2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1조2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주식형펀드가 5000억원 늘고 신종펀드는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는 3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