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녹십자 동시에 1억달러 수출탑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제약회사들의 수출 실적이 증가하면서 한 해에 1억달러 이상 의약품을 수출하는 회사들도 최근 크게 늘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약회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집중했던 수출 강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회사 중에 동아에스티와 녹십자 두 곳이 정부로부터 지난 5일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국내 제약업체가 한 해에 두곳이나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1억달러 수출탑을 받은 토종 제약회사는 2008년 LG생명과학, 2010년 종근당 바이오, 2013년 유한양행이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1억7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박카스를 비롯해 성장호르몬과 빈혈치료제 등의 바이오의약품과 발기부전치료제, 결핵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등의 다양한 제품의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동아제약 시절이던 1980년대부터 해외시장개척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수출을 강화한 것이 최근 해외 매출이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동아에스티의 수출실적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5.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녹십자 역시 최근 1년 동안 1억6800만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녹십자의 수출 증가 비결은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있다는 설명이다. 녹십자는 세계에서 단 4개 업체만 획득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백신 사전적격인증(PQ)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의 또 다른 주력품목인 혈액분획제제도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도, 중동 등 이머징 마켓 중심으로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는 ‘알부민’과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의 수출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에 이어 올해는 동아에스티와 녹십자 두 곳이나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것은 최근 국내 제약회사들의 수출 강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의약품 수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최근 몇 년 사이 수출 강화 정책을 펼쳐왔다. 국내 의약품 시장이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과 경기 침체 등으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출로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을 세웠고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종은 국가별로 까다로운 허가기준이 있어 수출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국내 제약회사들이 괄목할 만한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수출이 늘어날수록 회사들의 전체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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