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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글로벌시대, 기업·은행의 시너지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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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글로벌시대, 기업·은행의 시너지는 필수 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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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2대 교역국이자 우리나라 6대 주요 수출국인 베트남. 나는 베트남에서 경험한 바를 통해 글로벌시대에 기업과 은행이 협력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10년을 금융권에서 일했고, 나머지 10여년을 제조업경영을 하고 있다. 내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참엔지니어링은 정보기술(IT) 장비제조 업체지만 수익다변화를 목적으로 2007년 베트남 부동산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땅 장사를 하러 베트남에 왔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러 왔다"고 답했더니 가족상황을 물었다. "딸이 5명"이라고 답하자 "이곳에 정착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단신으로 왔느냐"고 반문했고 나는 곧바로 가족들을 이주시키고 나서야 각종 인허가 등 사업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단순히 자국의 품목을 교역하는 '국제화 시대'는 지났다.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서는 철저히 그곳 사람이 돼야 하는 '글로벌화 시대'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글로벌화라는 것은 현지에서 장기적으로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며, 정부ㆍ기업ㆍ금융ㆍ비정부기구(NGO) 등의 전략적 협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그 어느 나라 기업보다 진취적이라고 본다.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에서도 그들의 진출은 독보적이다. 대기업이나 정부가 못한 것을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종종 달성해낸다. 문제는 이러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환율, 금리가 모두 요동칠 때 해외에 진출한 금융회사들은 분주했다. 문제는 자국기업 보호정책을 진행하는 외국은행과는 달리 해외에 진출한 국내은행은 수익증대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국내은행을 피해 외국은행으로 거래를 옮기면서 많게는 10%의 환율수수료를 절감하기도 했다.


당시 28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사업이 중도에 멈추자 현지 국내은행은 사업성이나 담보가 충분함에도 본사 규정 운운하며 중도상환과 높은 금리 챙기기에 급급해했다. 해가 있을 때는 우산까지 챙겨주다 비가 오니 우산을 뺏는 격이다. 그때 현지 국내은행의 한 직원은 "근무기간 동안 별 탈 없고 본사 고위층 방문 시 의전에 충실하면 최고"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우리나라 금융국제화 수준이 최하위로 각종 통계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비단 베트남만에서만의 문제는 아닐 듯하다.


일전에 대만ㆍ싱가포르ㆍ중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그들은 자국의 막강한 금융지원을 무기로 신규사업에 도전해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초기의 현장 노하우와 자본 투하로 사업성을 확보하면 그 뒤는 금융회사가 거들어 사업성과가 극대화됐다는 것.


실제 베트남의 주요 자산은 이들 국가의 기업에 넘어갔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자금조달도 어려워 기회들을 잃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글로벌시대에는 누구든 현지화를 신속하게 하면 자기의 영역이 된다. 그러나 이것을 영속화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금융이 협력하는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베트남 현지 일간지와 인터뷰 중에 "사업이 결실을 거두기까지 몇 년을 기다리십니까?"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나는 "우리나라는 1년, 길어야 3년 이내이다. 자금이 없고 뒷받침할 은행이 없으니까 속전속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는 "다른 나라 기업들은 10년, 20년을 보는데 참 짧게 보시네요"고 했다.


"우리는 끝이 없습니다. 지금 세대가 아닌 다음, 그 다음 세대에서 결실을 거두면 됩니다. 그게 우리나라입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기업과 금융이 결합된 시스템이 뒷받침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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