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잔액 감소세
대출 규제와 전세난 겹쳐
월세화 가속 비판에 정부도 고심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급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한 영향이다.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22조6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하면 8809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3개월도 채 안 된 사이에 1조원에 가까운 잔액이 빠진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로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22조6498억원으로 전달 대비 5850억원이 감소했다. 9월(-344억원), 10월(-1718억원), 11월(-2849억원) 등 감소 폭은 매달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0·15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전세 매물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대출 한도가 축소됐고, 특히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됐다. 전세 낀 매매인 이른바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도 줄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2702건으로 전년(3만1386건) 대비 27.7% 줄었다. 10·15 부동산대책 규제 전(2만3779건)보다는 4.6%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4.6으로, 전년(97.5) 대비 7.1포인트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6781억원으로 11월 말(768조1344억원)보다 4563억원이 빠졌다. 주택담보대출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등 은행들이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가 당국도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달가워하진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전세난과 월세화 가속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주택공급추진본부 현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세대출 문제와 관련해 추가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실수요자의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