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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革飛舊落 도시 몸살이 '처방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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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①지역경제 大실험 시작됐다
공공기관 떠난 옛도심 상권 블랙홀 심각
문화·관광자원 특성화 등 활성화대책 필요

[혁신도시]革飛舊落 도시 몸살이 '처방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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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지방 도시는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인구 유입 요인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구도심이 노후됐다면서 신시가지를 개발하는 통에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죠."

9년 전 도청이 떠난 전북 전주시 전동은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드물고 썰렁했다. 지난 11월28일 찾은 이곳 옛 도청건물 주변 점포 10여곳엔 '급임대', '매매'를 알리는 종이를 붙인 채 방치돼 있었다. 과거엔 웨딩홀과 여행사, 금은방, 잡화점, 음식점 등으로 북적였지만 전북도청이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한 이후 상권이 급속도로 쇠퇴했다.


진북동 모래내시장 인근도 마찬가지다. 시청과 비교적 가깝고 대로변에 접해있어 유동인구가 많았지만 도교육청이 2009년 이전해간 뒤 일대 상권이 죽었다. 주민과 함께 상가가 빠져나가면서 블랙홀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길에서 만난 김경준(가명·45)씨는 상권이란 말도 꺼내기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 2005년부터 전북도청, 도교육청 등이 신시가지로 옮겨가면서 이 인근 중앙동, 경원동 일대는 과거의 영광을 잃었다. 모래내시장 주변, 다가동, 고사동, 풍남동 할 것 없이 전방위적인 타격이었다.

◆지방도시 꿰뚫는 고민은? = 두 개의 공공기관 이전으로 도시의 지형이 바뀐 전주시는 또다시 변곡점을 맞고 있다. 1만가구 안팎의 주택이 새로 조성되고 있는 혁신도시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혁신도시가 구도심을 다시한번 충격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주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혁신도시 조성에 따라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효자동2가 일대를 신도시로 개발하는 효천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전주시는 기획(활성화 계획)-재생(노후주거지 시범사업)-도심활성화(특화거리 조성사업)로 나누고 구도심 활성화 대책을 시행 중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명소 한옥마을도 구도심 활성화 대책 중 하나였다. 올해 전주시장이 된 김승수 시장도 구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시장은 "신시가지,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구도심을 권역별로 특화해 지원하는 등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고민을 전주시만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시는 문화 관광을 테마로 공동화를 막고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혁신도시 외지인과 구도심 관광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나주시는 도시재생지원사업부를 신설하고 국비 지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구시 공무원들도 고민이 많다. 대구는 현재 혁신도시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주요 사업이 동구, 달성군 등 외곽지역 위주로 개발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될 이들 주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되 기존 도심에서 도시재생사업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낙후된 도심 공간, 골목경제 중심의 구도심 상업지역, 단독주택 중심의 노후 주거지역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재생사업을 통해 인재와 기업을 유치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안은 역시 '균형발전'= 전문가들은 혁신도시 조성으로 국토균형발전을 꾀하는 것처럼 구도심과 혁신도시간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도심 공동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전주시의 경우 그동안 펼쳐온 외형적 팽창 위주의 공간 개발에서 벗어나 내부를 충실히 하는 공간구조 개발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도심 일대를 전통문화 등을 활용한 산업 중심으로 바로 세우고 신시가지, 혁신도시 등 미래도시 성장 축은 전주 발전을 견인하는 지역으로 개발하는 식이다. 생태와 문화 등 생활환경 여건을 갖추는 것도 숙제다.


이창우 전북발전연구원 박사는 "이미 한 번 타격을 받았던 곳이라 자칫 잘못하면 구도심 공동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혁신도시가 구도심 활성화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균형 발전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안정적인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열악한 지방정부의 재정여건이 발목을 잡는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방분권이 확대되는 동안 지방 재정자립도는 1992년 69.6%에서 2011년 51.9%로 되레 하락했다.


황은정 주산연 연구원은 "혁신도시가 지역 내 거점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초기엔 주변 중소도시의 인구가 유출되거나 지역경제가 위축될 우려가 있는 만큼 주변 도시와의 연계를 통한 균형 발전으로 가야한다"면서 "혁신도시와 주변 지역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재정 확충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혁신도시]革飛舊落 도시 몸살이 '처방 1순위'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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