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LG전자가 연초 '보릿고개'를 겨냥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통상 연초는 스마트폰 비수기다. 소비수요가 연말에 몰리는 데다 하반기 신제품 효과가 연초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이폰6 형제'의 소비 수요가 안방 미국에서 한 달 만에 주춤한 모습인 데다, 내년부터 삼성·LG가 중저가 전략모델에 주력하면서 1분기 틈새 수요를 노려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월 미국 시장에서 450만대를 판매(공급기준)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8% 감소한 수치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 기록이다. 미국 시장에서 10월 기준 전달 대비 역성장을 한 곳은 애플과 블랙베리(-6%) 두 곳뿐이었다.
특히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출시가 지난 9월 이뤄졌다는 점에서 '신제품 효과'가 두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효과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만 언론을 통해 애플 아이폰 IC칩의 주문 수량이 올해 4분기 5000만대에서 내년 1분기4500만대로 10%가량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이미 아이폰6 판매량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연초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얼마든지 틈새 수요를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양사는 1분기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대표제품 갤럭시S6의 내년 3월 출격을 위해 양산 스케줄을 2월로 맞췄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제로'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을 진행 중인 갤럭시S6 역시 갤럭시노트4와 마찬가지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엣지'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연초 '휘어진 디스플레이'로 승부를 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 2015'에서 'G플렉스2'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전작 G플렉스 대비 작은 5인치대 크기에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도도 전작(1280×720)보다 향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는 수요 문제도 있지만 아이폰 효과가 이어진다는 점이 타 스마트폰 제조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중저가폰 역시 전략제품으로 판매하면서 라인업이 다양화돼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양사의 대표제품은 1분기 중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