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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박 좋아하던 왕서방 단속에 '움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금, 도박에 씀씀이가 컸던 중국인들이 정부의 강해진 반(反)부패 단속과 호의적이지 못한 외부환경에 잔뜩 움츠려들었다.


금·도박 좋아하던 왕서방 단속에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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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세계금협회(WGC)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중국의 금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9% 부족하다. 중국의 지난해 금 수요는 1000t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850~950t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금값이 하락했을 때 중국인들은 '쌀 때 사자'는 원칙으로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반부패 단속이 강화 된데다 금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좀 더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을 사는 중국인들의 취향도 변했다. 중국인들은 24K 순금으로 된 반지, 목걸이 보다 18K 장신구를 더 많이 사고 있다. 보통 순금은 투자용 목적이 강하지만 18K는 대부분 몸에 걸치는 액세서리 용도가 많다.

금 제품을 구매하려는 중국인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홍콩 주요 귀금속상들은 뚝 끊긴 중국인 고객 발길에 울상이다. 보통 때 같으면 새해를 앞두고 11월부터 금 수요가 급증하지만 올해는 예전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금·도박 좋아하던 왕서방 단속에 '움찔'



1892년 부터 문을 연 홍콩의 대표적인 귀금속상 허셩진싱(和盛金行·Wo shing goldsmith)은 최근 매출이 지난해 보다 20%나 줄었고 비싼 제품일수록 더 안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귀금속 체인인 저우다푸(周大福·Chow tai fook)는 두 달 넘게 지속된 홍콩 민주화 시위로 매장의 3분 1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한 탓에 지난 10월 매출이 24%나 급감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법적으로 도박이 허용된 도시 마카오는 올해 처음으로 카지노업계 매출이 감소할 태세다.


마카오 도박조사국(GICB) 통계에 따르면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11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0% 감소한 242억7000만파타카(미화 30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카지노 매출은 지난해 보다 16% 증가했지만 6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탓에 그동안 증가분을 모두 갉아먹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처음으로 카지노업계 매출은 감소세가 나타난다.


미국 웰스파고은행은 올해 마지막 남은 12월에도 카지노업계 매출이 25% 급감하는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초 마카오 카지노 매출 증가율을 14% 이상으로 점쳤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갑자기 급변한 분위기에 서둘러 전망을 하향 조정 중이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 보다 최소 1% 이상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카지노 매출 급감은 중국 정부의 반부패 캠페인으로 중국 고위 공직자나 부자들의 움직임이 뜸해진 원인이 가장 크다. 여기에 지난 5월 카지노 이용객에게 도박자금을 중개해줬던 한 업자가 100억홍콩달러를 갖고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마카오 카지노를 찾는 VIP 발길이 뚝 끊겼다. 7월부터 비자 발급 규정이 강화돼 관광객이 무비자로 마카오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어든 데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은련(유니온페이) 신용카드 사용한도가 축소됐고 지난달부터 카지노 내 흡연이 금지된 것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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