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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요우커]14. 뻔한 코스·바가지와 싸구려, 이러다 '큰 경제'가 발길 돌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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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14. 한국관광의 미래, 여기서 답찾다<上>


작년 432만명이 쓰고 간 돈 10조원, 생산유발 13조원
100명 오면 평균 5.57명 일자리 생길 정도로 위력
관광품질 인증제도 도입해 불신감 제거해야


[니하오 요우커]14. 뻔한 코스·바가지와 싸구려, 이러다 '큰 경제'가 발길 돌릴판 국경절을 맞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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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주상돈 기자] 지난달 27일 지방 사투리가 심한 나이 지긋한 관(官)모 할아버지를 비롯해 중국인 8명이 서울 명동 거리를 서성이고 있었다. 첫눈에 봐도 '통 큰' 요우커는 아니었다. 난핑(南平)에서 단체관광을 왔다는 이들은 전형적인 농민들이었다. 난핑은 중국 통역에게도 생소한 고장. 중국 동남쪽 연해지역에 있는 푸지엔성(福建省)의 작은 도시다. 이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도시에서도 한국 관광을 올만큼 한국행이 대중화 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관광업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위상을 알아보고 지속가능한 요우커 유치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 이틀에 걸쳐 점검한다.

◆요우커 100명 오면 5.5명 일자리 생겨=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요우커는 한국 관광수지를 이끄는 핵심세력으로 부상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바운드 관광시장에서 중국 관광객의 비중은 2007년 16.6%에서 2010년 21.3%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35.5%까지 올라 일본을 제치고 방한 외국 관광객 1위를 차지했다. 관광객 10명 중 3~4명은 중국인이라는 얘기다.

중국 관광객의 증가는 관광산업뿐 아니라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432만명)이 쓴 돈은 인당 평균지출액(약 246만원)을 고려할 때 10조원이 넘는다. 산업연구원은 응답액과 실제 지출액 차이를 보정해서 이를 7조6722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국내 생산유발효과는 13조371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6조54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한 중국인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관련 산업의 고용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24만798명, 임금근로자 12만6456명에게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취업유발효과는 2013년 0.0557명으로 추산됐다. 즉 100명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면 평균적으로 5.57명분의 일자리(임금근로자 및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포함)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특히 관광산업과 연계된 소매업(쇼핑관광), 식음료, 숙박업 분야의 취업유발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우커가 직접적인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질뿐더러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요우커를 위시한 관광 서비스가 미래 먹거리로 연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요우커 관련주가 뜀박질하고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요우커를 돈벌이 대상으로만 치부하는 인식도 만면해 있다. 집단명사로 불리는 요우커지만 이들의 한국행에는 각각의 사연이 있다. 관 할아버지처럼 평생 농사만 짓다가 큰 마음먹고 한국으로 첫 해외여행을 온 중국인도 있고 10년 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러 한국을 찾은 중국인 남성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낮은 '재방문율'을 지적하며 관광의 질적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요우커의 재방문율(30%)은 일본 관광객(64%)보다 훨씬 낮다.


◆천편일률적 관광코스 바꾸고 차별화해야= 이에 여행상품의 질을 끌어올리는 장치ㆍ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적절한 제도 시행은 관광상품 난립을 막고 질 낮은 관광상품을 솎아낼 수 있다. 여유법(旅游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비합리적인 저가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여행상품에 명시한 요금 외에 관광객에게 추가 요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 중국 여유법 시행 이후 저가 여행상품이 근절되지는 않았지만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 여유법 시행 이후 베이징, 상하이, 텐진의 서울 관광 상품은 195개로 시행 전에 비해 절반가량(4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법 시행 전 2013년 8월 상품 수는 383개에 달했다. 평균 방문지 수도 약 3.9개 줄어들었으며 쇼핑지 방문이 시행 전 32.8%에서 시행 후 17.7%로 줄어들었다.


베이징 등 대도시의 경우 여행사 난립과 더불어 우후죽순인 여행상품이 문제지만 소도시로 갈수록 여행 상품의 선택 자체가 제한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자유롭게 고르고 싶어도 상품 종류가 한두 개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서울에서 유학할 당시 부모님과 단체관광을 했고 4년 뒤 다시 개별여행객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차(31)씨는 "유럽 등 외국 관광 상품은 가격대별,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관광 상품이 개발돼 있는데 한국 관광코스는 너무 천편일률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지역(산둥성)에서 운영하는 여행사만 해도 배 타고 오는 여행, 비행기 타고 오는 여행 등 두 가지 상품만 있다"면서 "산둥에서 출발했을 경우 배 타고 오면 2000여위안, 비행기 타고 오면 3000여위안의 차이만 있을 뿐 코스는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당시 일행 중에는 돈 많은 여성이 끼어 있어 백화점에서 쇼핑하길 원했다고 한다. 고가 품목의 쇼핑을 목적으로 온 이 여성은 동대문만 가는 쇼핑 일정에 불만이었다고. 그는 "면세점도 신라나 롯데 같은 대형 면세점이 아니라 작은 면세점에만 데리고 갔다"고 했다.


차씨의 지적처럼 관광의 목적과 여행객의 성향을 고려한 여행상품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상품기획 등의 주도권을 중국 현지 여행사가 쥐고 있고 국내 여행사는 상품에 맞게 일정을 진행하는 하청업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단체관광의 경우 현지 여행사를 끼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행 코스에 대해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 여행사 측의 설명이다.


다행스럽게도 저가관광의 온상으로 꼽히는 여행사들의 횡포는 개선될 조짐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중국여행사와 합작해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일본·독일·미국 등이 중국여행사와 합작해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은 합작회사로 갈지 아니면 단독으로 갈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문수 KIET 서비스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관광 패턴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지속적으로 중국 관광객이 늘어남과 동시에 중국인 관광객의 패턴도 다양해지면서 특성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의 일회성 방한을 개선하기 위해 쇼핑과 연계된 상품개발과 이벤트 중심의 참여형 관광 상품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다양하고 저렴한 먹을거리가 풍부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 비해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장소가 면세점이나 서울 등 소수지역으로 한정돼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전통시장,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고르게 확대되지 못하고 서울 특히 면세점, 백화점 등 일부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관광 상품ㆍ서비스 통합 품질관리 서둘러야= '공산품 이력추적제'의 경우 짝퉁이나 저질상품 유통을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제품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공식적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다만 판매업자나 자본 여력이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 제도 자체가 시장 진출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관광객이 안심하고 먹고 자고 쇼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관광에 관련된 인증제도는 쇼핑, 숙박, 관광 상품 등 분야별로 시행 중이나 중앙정부,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추진 주체가 달라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음식점 인증의 경우 서울의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이 있고 모범음식점이 있다. 개별 여행객이 인증에 의존해 음식점을 고른다고 할 때 '인증'이 난무하면 공신력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 연구위원은 홍콩 관광청이 운영하는 관광품질 인증제도인 'QTS'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점과 음식점은 물론 숙박업소까지 통합 운영하는 QTS는 품질과 서비스 등 16개 항목을 모두 통과해야 인증을 해주고 사후 점검도 철저하다. 그는 "관광대국이자 '짝퉁 천국'으로 불렸던 홍콩도 이 제도를 실시한 뒤 이미지가 바뀌면서 관광수입도 4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인증제도의 취지와 형식은 갖췄지만 보다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홍콩 이외에 호주와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도 숙박시설, 상점, 음식점 등 관광사업체에 대해 해당 상품 및 종사원의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는 관광 품질 통합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호주의 T-QUAL, 영국 QiT, 뉴질랜드 QUAL 마크제가 바로 그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 연구위원의 지적처럼 출입국, 숙박, 음식 안내 및 홍보, 관광, 교통, 쇼핑 및 기념품 여행상품 등 부분별로 나눠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에 대해 "숙박·음식점 등의 인증제를 실시했을 때 '옆집보다 우리가 나은 데 왜 옆집만 인증을 해주느냐' '인증제가 있는지 몰라서 신청 못했다' 등 업체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니하오 요우커' 빅시리즈 전체보기


<기획취재팀>
취재=김민영ㆍ김보경ㆍ주상돈 기자 argus@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통역=최정화ㆍ옌츠리무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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