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정부가 이집트 원전건설 수주전에 뛰어든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3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면담하고 "조만간 이집트 정부에 원전건설 제안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한국은 굉장히 발달된 원전 프로그램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장점이 많은데 독자적인 원전기술을 개발했고 원전을 오래 운영하면서 효율성과 안전성에서 굉장히 뛰어난 실적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우리의 원전 기술을 이전하고 이집트의 원전 인력 양성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 쪽에서 제안서를 제출해주면 잘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집트는 전력난과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 4000∼60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전 4기를 건설할 예정으로, 공사규모는 200억 달러(한화 약 22조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정부가 제출할 원전건설 제안서는 내년 초에 있을 이집트 정부의 공식 입찰공고에 앞서 한국의 원전 기술과 원전건설 프로그램 등을 설명한 자료를 담은 것으로, 원전수주에 대한 한국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는 의미가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 총리와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이집트가 추진하는 수에즈운하 확장, 홍해 근교 환경친화도시 개발, 카이로 지하철 추가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및 개발사업에 대해 양국 관계부처들로 구성된 '협력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협력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며 엘시시 대통령은 "한국 기업과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엘시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정 총리는 엘시시 대통령 면담을 마치고 나서 지난 2005년 아랍권 최초로 정규 한국어과를 개설한 아인샴스 대학교 한국어과 교수진 및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들의 한국어 공부를 독려하며 "최대한 방법이 있는대로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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