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현대로템이 내년 초 사업이 재추진되는 200억달러(22조원) 규모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브라질 현지 공장 설립 등 사전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로템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청사에서 사업 발표회를 갖고 내년 말까지 상파울루주 아라라쿠아라시에 연간 150량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브라질 공장은 미국과 터키에 이어 현대로템의 세 번째 국외 생산거점이다.
현대로템은 공장 건설에 4000만달러(44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15만㎡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2016년 초부터 가동된다. 현대로템이 공장을 준공하면 부품 60% 이상을 현지에서 구매하거나 제작해야 한다는 브라질 정부의 현지화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대로템의 브라질 공장 건설 추진은 내년 초로 입찰 재공고가 예정된 브라질 최대 철도 사업인 고속철도 건립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 공장 건설로 고속철도 사업을 비롯해 앞으로 5년여에 걸쳐 예상되는 약 3500량 규모의 브라질 철도차량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게 됐다.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속철 사업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캄파나스까지 511㎞를 잇는 것으로, 2010년 사업 발표 이후 4년째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재원 확보를 하지 못하면서 그간 두 차례나 입찰이 무산됐다.
특히 브라질 정부가 고속철도 건설 실적이 10년 이상이고, 사고 경험이 없는 기업에 한해 입찰 참여를 제한하면서 현대로템 측은 참여할 수조차 없었다.
이에 자격 조건이 되지 않은 현대로템은 브라질 정부에 "5년 이상의 실적을 가진 회사로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브라질 정부가 현대로템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현재 브라질 고속철 사업 수주전에는 현대로템을 비롯해 프랑스의 알스톰,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이, 스페인 CAF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그간 연기돼 온 브라질 고속철 입찰공고가 내년 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로템은 브라질 공장 설립을 계기로 고속철 사업은 물론 파나마,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각국의 철도차량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2003년 11월 사우바도르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사업을 통해 처음 브라질시장에 진출한 후 상파울루 지하철공사, 북동부 바이아주 사우바도르 지하철공사 등 모두 630량의 차량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 금액으로는 1조원에 달한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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