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에 공짜집 제공 아닌데…與 무상 프레임에 걸려"
-내년 4월 정책 엑스포 조직위원장에도 '원외' 김진표 임명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손선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에 있어서는 '블랙아웃'이다. '최경환노믹스'가 잘못되고 있어도 누구 하나 지적할 경제 전문가가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이른바 '신혼부부 집 한 채' 정책 논란을 둘러싸고 박지원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은 최근 사석에서 이 같은 쓴소리를 뱉었다. 새정치연합이 회심의 카드로 내놓은 신혼부부 전용 임대주택 정책이 새누리당의 무상 프레임 역공에 갈피를 못 잡는 것은 당내에 중심을 잡아 줄 정책통(通) 의원이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박 비대위원은 "신혼부부에게 싸게 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지 절대 공짜나 무상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보기에는) 무상 급식, 무상 보육에 이어 집도 한 채 준다는 뜻으로 비쳐 결국 새누리당의 무상 프레임에 걸린 셈"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당 안팎에서는 박 비대위원의 견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당 정책위의장을 맡던 시절부터 세월호 정국에 꽉 막혀 이렇다 할 정책 프레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새정치연합은 최근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스웨덴식 정치 박람회(The Almedalen Week) 모델을 도입, 내년 4월 정당 사상 첫 정책 엑스포 개최를 목표로 '정책 엑스포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의원이 만든 좋은 정책이나 조례는 정책 엑스포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직능단체는 국회의원 후원이나 출판기념회를 통한 입법 로비가 아니라 공개적인 장에서 정책 출품을 통해 입법의 창구를 마련하는 기회를 갖도록 할 계획이다.
위원장에는 원내가 아닌 원외 인사인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국정자문회의 의장)이 선임됐다. 이를 놓고 원내에서는 전체 밑그림을 도맡아 그릴 만한 정책통이 마땅찮았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올해는 지도부가 워낙 자주 바뀌어서 전략통 부재에 대한 지적이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신혼부부 관련 정책은 체계적으로 준비해 균형 잡힌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결과"라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위원장 선임 배경에 대해 "종합적인 행정력과 정책, 경제, 교육 등 다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집권 경험이 짧은 정당이다 보니 정책 관련 경험이 많은 사람도 적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외에서 일관성 있게 경험을 살려 일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새정치연합이 내놓은 '신혼부부 집 한 채' 정책 제안에 대해선 "답답한 현실을 확 깨는 발상의 전환"이라며 "전반적으로 당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정책을 아무리 잘 다듬어 발표해도 별 관심이 없으니 논쟁을 일으켜 이슈화한 뒤 세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키워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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