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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홈플러스 입점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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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매장 점주들 "우리도 중소상인"...영업중단 될까 노심초사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우리도 중소상인입니다. 홈플러스 개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전단지 비용만 100만원 날렸어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홈플러스 세종신도시점 개장을 둘러싸고 홈플러스와 지역상인ㆍ중소기업청간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에 낀 홈플러스 납품업체들과 입점업체들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세종신도시점은 애초 6일 개점 예정이었던 일정을 일주일 미뤄 전날 오픈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은 홈플러스가 세종신도시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무시하고 개점을 강행했다며 사업개시 일시정지 이행명령을 내렸다. 또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5000만원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일단 개점하긴 했지만 지역상인ㆍ중기청과 홈플러스 사이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홈플러스에 입점한 임대매장 점주들과 납품업체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혹시 영업이 중단되면 그로 인한 손실을 개별 점주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임대매장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6일 오픈한다고 날짜를 박아서 전단지 3만장을 주문했고 플래카드도 맞췄는데 개장이 미뤄져 다 버렸다"며 "종업원도 6일자부터 채용했기 때문에 일주일치 급여를 날린 셈"이라고 토로했다.


그나마 세탁소는 나은 편이었다. 홈플러스 임대매장에 함께 입점한 음식점 중 일부는 생선, 신선식품 등을 못 쓰게 되면서 300만원 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세종시 발전 기대감에 3년 전 충남 공주시에서 온 가족이 이사왔지만 '행복도시'라는 이름과 달리 편의시설이 없어 너무 불편했다"며 "근처에 세탁소나 수선집이 없어 멀리까지 다녔는데 내가 누구 상권을 침해한 것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주민들도 홈플러스 개장을 반대하는 일부 상인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1년 전 들어온 외부인들이 대기업을 볼모로 많은 금액을 보상받으려 떼쓰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세종특별자치시 민원사이트에도 항의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세종시 입주민은 "쇼핑하려면 조치원 홈플러스나 대전 이마트를 찾아가야 하는데 엄청 불편하다"며 "주민들이 세종시의 살인적인 물가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데 빨리 대형마트가 개장하게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홈플러스 조치원점까지는 자동차로 왕복 40분(24km)이 걸린다.


또다른 주민은 "시 차원에서 어떤 것이 진짜 시민들 의견인지 확실히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며 "대다수 주민들이 상인들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라고 여기는데 소수의 이기적인 상인들이 세종시 여론을 대변하는 양 행동하지 않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홈플러스 입점을 저지한 세종시 서남부슈퍼마켓사업협동조합은 홈플러스에 상생발전기금 명목으로 10억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간 합의점을 찾기 위해 4차례 사업조정회의를 열어 협상을 벌였지만 현재 조합이 협상을 거부해 불참한 상황이다. 세종시 전통시장연합회도 개장을 반대하며 30억원의 상생기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홈플러스와의 거리가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지정한 1~3km를 넘어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세종시 주민들이 불편하다고 민원을 많이 넣었고 우리 협력업체나 입점주들도 중소상인인데 개장이 연기되면서 손실이 커져 부득이하게 열게됐다"며 "이후에도 중기청 중재 아래 자율조정회의나 심의 등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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