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지금 출판시장에는 2015년을 전망하는 각종 트렌드 도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매년 이맘 때면 각종 연구기관의 '예측 보고서'를 비롯, 투자분석가들의 '투자전망서', 사회과학자 및 트렌드 분석가의 '트렌드' 도서가 넘친다. 당연히 내년 사업계획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해야하는 직장인, 마케터, 경영인 등도 트렌드 도서 하나쯤 옆에 끼고 보고서 작성에 여념이 없기 미련이다.
취업해야 하는 학생, 예비창업자, 해외에 물건을 팔는 비즈니스맨, 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트렌드를 읽고, 보다 선도적으로 미래를 창조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다. 가령 마케터가 트렌드를 바르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곧 도태를 의미한다. 트렌드는 단순히 유행이 아닌, 문화현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해 세태를 반영하고, 미래 변화의 단서로 작용한다. 가령 개인에게 있어서도 변화를 읽고, 영감을 얻고, 수용하며 자신의 삶의 스타일을 추구할 지를 선택할 시기다.
오늘날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빠르다. 이제는 트렌드가 학문 분야로 자리 잡아 트렌드와 사회학을 접목한 '트렌드 사회학'이 트렌드의 탄생과 확산, 변화, 소멸에 이르기까지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트렌드가 나타나고 결정되는 공간은 대개 예술품 경매장, 극장, 콘서트장, 갤러리 개막전, 미술 전시장, 박람회장, 자선행사장 등 다양한 집단이 문화적으로 뒤섞이는 곳이거나 백화점, 시장 등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곳이다. 그러나 요즘은 TV, 영화 등 방송 미디어의 영향이 커지면서 방송 수용자와 방송인, 예술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과거 트렌드는 집단적이고, 풍습적이며, 전통적인 삶에 녹여 있어 전쟁과 기아, 천재지변, 종교의 전이 등이 아니고서는 확고한 형태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계층, 연령, 성별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돼 초기에는 쉽사리 읽히지 않으며 전면적인 형태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트렌드는 미세한 바람처럼 불기 시작해 거대한 태풍이 되기도 한다. 직장인 등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사람이라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휩쓸리거나 도태, 소멸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읽을 필요가 있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트렌드는 곧 문화현상으로, 소비형태로 발현되는 경향이 있어 비즈니스맨들은 더욱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최근 출간된 트렌드 도서로 '모바일 트렌드 2015'(미래의 창 출간), 코트라가 펴낸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알키 출간), 김난도 교수 등이 집필한 '트렌드 코리아 2015'(미래의 창 출간)이 나왔으며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2015-가면을 쓴 사람들'(부키 출간)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더욱 세분화된 각종 투자트렌드 도서를 비롯, 예측 보고서들이 더 쏟아져 나올 판국이다.
◇ '모바일 트렌드 2015'=이 책의 저자는 주요 IT 기업의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모바일 전문가 그룹으로 통신사, 포털, 커머스, SNS, 증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30여 명의 멤버들이 정기적인 세미나, 칼럼 기고, 블로그 운영, 팟캐스트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모바일 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2015년 모바일 트렌드의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붕괴와 옴니채널 시대의 도래다. 옴니채널(Omni Channel)이란 상거래와 정보 소통, 고객 접점의 축이 과거처럼 오프라인 매장, TV, PC 등에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즉 경계 구분이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그 중심에 모바일이 자리한다. 따라서 이 책은 옴니채널이 커머스 영역 및 전체 산업에 파급되는 현상을 예측하고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심지어 사물과 사물 등 모든 것이 모바일로 연결되는 ‘초융합 사회’가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중심을 모바일로 본다. 이에 맞는 '모바일 중심' 전략을 그리고 있어 IT 및 미디어 콘텐츠산업 종사는 물론 여타의 비즈니스맨에게 유용한 책이다. <커넥팅 랩 지음/미래의 창 출간/1만5000원>
◇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자 내놓은 책이다. 코트라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숨은 트렌드, 그 중에서도 1∼3년 내에 강력한 변화를 이끌 12가지를 추려 담았다. 이 책에는 비즈니스 트렌드 뿐만 아니라 보다 거시적인 지구촌 정세를 살피면서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킬 상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먼저 음식, 주거, 패션, 관광 분야 등 먹고, 마시고, 입고, 살아가는 것의 새로운 아이템을 소개한다. 또한 전쟁과 재난이라는 인류의 위기를 짚어보며 각국의 경제전쟁, 재해예방 비즈니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물인터넷, 새로운 미래 먹거리 등 지구촌의 발전적 변화 양상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는 '마시는 책', '브라질의 베란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네덜란드 고기', '일본의 손주 바보 '이쿠지이 열풍'' 등 예상치 못한 비즈니스를 포착한다. <코트라 지음/알키 출간/값 2만원>
◇ '트렌드 코리아 2015'= 이 책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를 비롯, 전미영, 이향은, 이준영, 김서영, 최지혜 연구원 등이 썼다. 다른 트렌드 도서와는 달리 상당 분량 2014년 트렌드를 회고하고 정리한 부분이 눈에 띤다. 2014년을 재점검함으로써 2015년을 보다 명확히 읽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 트렌드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내년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에는 햄릿증후군, 결정장애, 옴니채널, 증거중독, 쎌피, 썸, 스몰 럭셔리, 해외직구, 컬러보래이션, 스낵백, 복고, 레트로 등이 포함돼 있다. 서울대 분석섹터가 꼽은 올해 10대 트렌드 상품으로는 '꽃보다 시리즈', '명량', '빙수전문점', '스냅백',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컬러보래이션 가요',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직구' 등을 꼽았다. 내년 소비 트렌드에 관심 있는 이에게 유용한 책이다. <김난도 외 지음/미래의 창 출간/값 1만6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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