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대응책 필요 평가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기반이 '좁쌀' 샤오미(小米)의 급성장으로 중국에서 흔들리더니 급기야 인도 내 기반도 위협 받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샤오미가 지난 14일(현지시간) 5999루피(약 10만3800원)짜리 스마트폰 '레드미1S' 1만대를 인도 전자상거래 사이트 플립카트에서 판매해 4초만에 모두 팔아치웠다며 샤오미가 지난 7월 인도 시장으로 진출한 뒤 이런 매진 사례는 속출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샤오미에서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휴고 바라 부사장은 "중국 다음으로 인도가 샤오미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단언했다. 바라 부사장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도 선진시장 보다는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도 말한 바 있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00만대 수준에 이르러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이런 시장을 샤오미가 바라만 보고 있을 리 만무하다. 샤오미의 등장에 인도 시장에서 공들여온 다른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다른 중국계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화웨이,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 아직 존재감이 미약한 지오니ㆍ오포도 80~130달러(약 8만4640~13만7540원)짜리 전화기로 지갑이 얇은 인도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에서 샤오미에 당해 점유율 1위를 내준 삼성은 인도에서도 같은 처지로 전락할 판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34%를 기록했다.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와 카르본을 제친 덕이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삼성의 인도 시장점유율은 29%로 위축됐다. 값싼 중국산 스마트폰이 몰려든 탓이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공략은 의외로 매섭다. IDC의 브라이언 마 애널리스트는 이를 "적정한 기기들의 공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삼성이 인도 시장을 방어할 방법은 아직 있다. 적극적인 저가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마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프리미엄 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적극적인 가격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가전략으로 중국의 경쟁업체들을 따돌릴만한 힘이 아직 삼성에 있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도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원조인 구글과 협력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제공하는 구글은 지난달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원'으로 인도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원을 인도 업체의 제품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향후 중국의 레노버, 대만의 에이수스와 에이서가 만든 제품으로 인도 시장을 추가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으로서는 이 역시 위협적인 부분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샤오미에 시장을 내주느니 구글과 협력하는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원 사업 책임자인 케이사르 센굽타는 "삼성에 제휴를 제안했다"며 "삼성이 참여한다면 크게 환영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도 방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심 와르시 인도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이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점유율 수성을 자신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