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노숙자 무료 급식한 90대 노인 체포…지역민 '이기심' 때문?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미국 플로리다에서 노숙자에게 음식을 줬다는 이유로 90세 자선단체 운영자가 경찰에 체포돼 논란이 일어났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이웃을 사랑하라'를 운영하는 아널드 애벗(90·男) 씨와 2명의 목사들이 2일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공원에서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발효된 새 조례에 따른 것. 포트 로더데일 시의회는 최근 공공장소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급식할 경우 지역에 노숙자가 몰리게 된다는 시민과 기업들의 우려에 따라 공공장소의 노숙자 무료 금식을 규제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들은 이에 500달러의 벌금과 함께 최장 60일의 징역형에 처해질 위기에 처했다.
애벗 씨는 지역 방송국에 "경찰관 중 한 명이 내가 무기라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접시를 즉시 내려놓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이라며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이들인데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느냐"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체포에도 노숙자 급식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애벗 씨 등 목사들은 5일 풀려나 교회로 돌아와 공원에서 나눠줄 음식을 준비했다.
지역 사회에서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애벗 씨는 지난 1999년 시 당국이 해변에서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것을 금지하려 하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으며 새 조례에 대응해서도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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