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의 주식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전략 변화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187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GPIF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최종 승인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GPIF는 자국과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기존 12%에서 25%로 각각 늘려 국내외 주식 투자 비중을 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해외 채권 투자 비중도 11%에서 15%로 높이기로 했다. 다만 자국 채권 투자 비중은 60%에서 3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통신은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GPIF가 일본 주식시장에서 앞으로 추가 매입해야 하는 주식 규모가 9조8000억엔(미화 86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또 해외 주식시장에서도 11조5000억엔어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내 채권시장 투자는 23조4000억엔 가량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같은 계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GPIF의 투자 현황을 토대로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시티그룹은 GPIF의 포트폴리오 수정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시티그룹의 토비어스 레브코비치 스트래티지스트는 "GPIF가 새롭게 매입할 해외 주식 가운데 절반 정도는 미국 상장 기업일 것"이라면서 "내년 말까지 미국 증시에 최대 300억달러의 일본계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주식시장도 GPIF의 전략 변화로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의 김정현 연구원은 "GPIF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로 한국 증시에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일본계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내 한국 비중이 지난 7월 말 기준 15.6%라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이 추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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