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실현을 위해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면서도 "다만 역사문제 인식 특히 군대위안부 문제가 현안으로 있어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빌럼 알렉산더르(Willem Alexander)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정세 및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의 공동 이익과 발전을 위해 연성 이슈부터 시작해 협력의 관행을 쌓아 신뢰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제안하고 있다"며 "최근 제안한 원자력안전협의체도 이의 일환이며 재난구조, 기후변화, 대테러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실행을 위해 미, 중, 일, 러, EU(유럽연합), UN(유엔) 등이 참가한 국제포럼을 개최한 바, 여러 나라가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협력의제를 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국왕은 한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을 찾았으며, 지난달 29일 아키히토 일왕 부부 주최 만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직접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알렉산더르 국왕이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된 언급을 했는지 청와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국왕의 방한은 네덜란드 국가원수로서는 1961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100명이 넘는 경제사절단과 함께 왔으며 이는 양국 기업 간 호혜적 협력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인 거스 히딩크 감독도 경제사절단 담당 특사 자격으로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관계와 관련 "비무장지대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북한에 제안하고 있는데, 남북은 물론 세계인이 함께 참여해 온대 지방의 유일한 생태보고인 비무장지대에 화해와 평화의 작은 통로를 만든다면 분단의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네덜란드 측이 우리나라와 혁신 정책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희망한데 대해 박 대통령은 "최근에는 저성장이 고착화돼 저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시 고성장시대로 나아가려면 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경제운영 패러다임을 창조경제로 전환해 추진 중"이라며 "이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기술을 산업, 문화 등에 융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산업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고 네덜란드와 협력, 장단점을 보완하면 시너지 효과로 창조경제가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ICT 융합으로 고부가가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농업"이라며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와 농업 분야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양국은 정상 임석하에 뇌연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뇌 연구는 BT(생명기술)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이며 핵심적 분야이면서 치매 등 질병 예방과 신시장 창출의 주된 영역이 될 것"이라며 양국 뇌연구기관 간 협력 MOU 체결 등을 토대로 뇌융합 연구를 발전시켜갈 것을 기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측은 중소기업 간, 뇌연구소 간 협력 및 물산업에서의 협력 필요성에 대하여 공감을 표명했다.
알렉산더르 국왕과 함께 청와대를 찾은 막시마 왕비는 포용적 금융과 노인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양국 모두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노령화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제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두 나라 간 협력이 미래세대에까지 이어지기 위해 청소년 교류확대가 중요하며, 지난 3월 양국 정상회담 시 체결한 워킹홀리데이 MOU가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후 양 정상 임석하에 뇌연구 협력 MOU를 포함해 OYSTER 프로젝트(델프트공대 연구용 원자로 사업) 계약,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델프트 공대 간 기술협력 MOU, 한·네덜란드 빙상연맹 간 협력 MOU 등 총 4건의 계약 및 MOU에 대한 서명식이 개최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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