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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우리아이…사실은 눈이 피곤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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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10명중 8명이 근시…청소년 시력장애 비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김선영(36)씨는 올해 초등학교 3학교인 딸이 자주 눈을 찡그리는 습관이 마음에 걸렸다. 멀리 있는 글자를 읽거나 사물을 볼 때마다 인상을 쓰던 딸은 "잘 안 보인다"는 이유를 댔다. 김씨는 안경을 사달라고 졸라대는 딸이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지나치게 가까이서 보던 딸은 넘어지기도 일쑤였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김씨도 이같은 증상이 반복되자 딸 아이를 데리고 안과를 찾았고, 근시 판정을 받았다.

'인상파' 우리아이…사실은 눈이 피곤한 탓 <자료>대한안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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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10代 급증 =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한글을 깨우치고 아동기때부터 스마트폰을 자유 자재로 사용하면서 청소년 근시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 근시는 가까운 물체는 잘 보이지만 먼 곳의 사물을 보이지 않는 증상이다. 안구의 길이와 눈의 굴절력이 맞지 않아 초점이 망막 앞쪽에 생기면서 나타나는 시력장애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통상 가까운 거리에서 책이나 텔레비전을 보는 습관 등으로 눈의 피로가 쌓이면 눈이 조절력을 잃어 근시가 생긴다.

대한안과학회가 다음 달 11일 '44회 눈의 날'을 맞아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2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0대 근시 유병율은 80.4%에 달했다. 전연령대를 통틀어 근시 발생 현황이 가장 심각한 것이다. 특히 12~18세 청소년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고도근시 유병률(-6 디옵터이상)은 12% 달했다. 이는 60대 노인의 근시 유병률 18.5%보다 4.35배 높고, 고도 근시 유병률 1.5%보다는 7.8배나 높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 근시환자의 70% 가량이 중등도ㆍ고도근시 환자라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근시도 급증하는 추세다. 학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1970년대 초교생의 근시유병률은 8~15%였지만 1980년대 23%, 1990년대 38%, 2000년대 46.2% 등 40년만에 초교생 근시 유병률이 5.8배나 늘었다.


학생들의 시력도 과거에 비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후 3년마다 실시하는 학교건강검사데이터를 보면 두 눈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시력이 0.7 아래인 학생의 비율은 초교 1년은 25.7%지만 4학년으로 올라가면 절반 가량이 시력이 떨어졌다. 중학교 1학년 66.7%, 고등학교 1학년 71.6% 크게 증가했다.

 
◆10대 시력이 평생간다 = 근시의 발병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다. 최근 10대 근시 환자가 급증한 것은 생활과 학습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학회는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시보다는 근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태어날 때는 80%가 원시고, 5% 가량만 근시다. 태어날 때는 근시가 존재하지 않다 초교 2~3학년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증상은 먼 곳의 작은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근시는 진행하는 질환인 만큼 신체의 성장이 멈추는 18~20세까지 악화되지만 이후부터 근시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대한안과학회의 진희승 기획이사는 "단순근시는 18~20세 진행이 멈추기 때문에 10대 시절의 근시예방과 관리가 평생의 시력을 좌우한다"면서 "근시는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좋아지기 어려운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휴대용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되면서 10대 근시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최근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10대들은 인터넷의 경우 하루 1시간, 스마트폰은 2.6시간을 이용했다. 학회가 권장하고 있는 하루 1시간 스마트폰 이용 청소년은 7.7%에 불과했다. 디지털기기의 보편화로 어릴적부터 스마트폰을 쓰는 기회가 많아졌다. 우리나라 영유아의 스마트폰 최초 이용시기는 만 2.27세로, 3세가 되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셈이다. 영유아 대부분이 하루 10~40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영유가가 9.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근시가 발생하면 안경을 쓰면 해결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근시는 향후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진 이사는 "고도 근시로 인해 망막박리(망막이 분리돼 떨어지는 상태)와 녹내장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10대 시절 지나치게 눈을 혹사시키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근시를 질병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시의 진행이 멈추는 18~20세 이전에 근거리 사물을 자주 보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면서 시력이 나빠질뿐 아니라 다른 안과질환의 발생률도 커진다는 이야기다.


해외에선 오래 전부터 청소년 근시 예방 캠페인을 펼쳐왔다. 싱가포르의 경우 "30분 공부 후 5분간 눈의 휴식"을 모토로 '비전캠페인'을 전개해 큰 성공을 거뒀고, 일본의 시력보호 프로그램을 체육 정규교육에 포함시켰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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