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금융' 챙기기…해외 손보사도 인수 검토 알려져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혜민 기자, 이현주 기자] 삼성그룹이 금융회사 계열사에 대한 오너경영을 시작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사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지속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ㆍ삼성화재 지분 인수와 관련한 안건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을 각각 0.1%씩 취득하겠다고 한달여 전에 금융당국에 승인을 요청했다. 금융위의 승인이 날 경우 이 부회장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오르게 된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다.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ㆍ19.34%),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의 2대 주주인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25.10%)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14.98%)을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 지분이 18.41% 수준이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37.45%)와 삼성생명(34.41%)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가 삼성 금융사를 확실히 지배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삼성 금융사는 전문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환경이 불안정하면서 실적이나 성장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전체적으로 저금리ㆍ저성장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신시장 창출에도 고민이 많다. 때문에 이번 이 부회장의 지분 인수를 통한 오너경영이 삼성 금융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삼성 브랜드라는 위상을 비교했을 때 금융 계열사들의 실적이나 해외 진출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면이 있다"며 "이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취득해 오너경영을 시작하는 것은 금융 계열사 입장에서도 지속성장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2020년 자산 500조원, 매출 100조원의 글로벌 톱 15위 보험사로의 도약이 목표다. 삼성화재는 글로벌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1개국 19개에 해외거점을 구축했다.
저금리ㆍ저성장 등 급변하고 있는 시장환경에서 오너가 보험사에 대해 직접 관심을 갖고 경영을 챙기게 되면 CEO 입장에서도 그룹의 지원 속에 과감하게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삼성카드도 삼성전자와의 협업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지문 인식 시스템을 삼성카드 앱카드 보안 강화에 쓰는 협업을 진행했다"며 "앞으로 카드업의 시너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 현지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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