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아니라도 고마워" 로러스 펜싱, 허준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허준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금메달과 1등이 아니더라도 가치를 존중하고 환영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국내 최초의 사기업 펜싱 실업팀인 로러스엔터프라이즈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투혼을 발휘한 소속 선수 허준(26)의 선전을 격려했다.

로러스는 22일 서울 한남동 로러스 펜싱클럽에서 '허준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행사를 열고 포상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 부상에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금메달보다 값진 2,3위'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1등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도 역설했다.

정규영 로러스 대표는 "1등과 금메달만 강조하는 분위기는 펜싱 꿈나무와 청소년에게 상실감을 준다.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도 걸림돌이 된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축하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허준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허준은 2012년 3월 창단한 로러스 펜싱팀의 지원과 신뢰 속에 국내 남자 플뢰레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대구대) 시절 방황의 시기를 겪은 뒤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했다. 펜싱 선수로는 다소 작은 키(168㎝)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팔과 다리의 빠른 움직임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로러스 펜싱팀을 진두지휘하는 김영호 총감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다. 손놀림이 워낙 빨라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성과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또 한 번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허준은 "청소년들이 여건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저를 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운동선수는 멋진 경기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리우올림픽에서도 과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