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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인 파울 전격 석방'…대미 대화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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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인 억류자 3명 가운데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씨를 전격 석방함에 따라 북한의 의도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석방 사실과 귀국과정 외에 정확한 경위가 공개되지 않아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모종의 신호를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이 고조되자 이를 진화하고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북한이 내린 선제 조치라는 주장이다.


파울씨는 미군 군용기가 평양에 들어가 데리고 나왔다. AP통신은 자사 평양 주재원들이 파울씨가 탑승한 미국 정부 항공기가 이륙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풀어주는 즉시 데리고 나가고 미국 국방부에서 항공편을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파울씨의 석방을 위해 미국의 고위급 특사가 방북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북·미간 연락창구인 '뉴욕채널'을 통해 정부 고위당국자를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북한 측은 이를 거부했다.


북한이 파울씨를 풀어준 데 대해서는 여러가지 나오고 있다.그의 '죄과'가 가볍고 아직 재판에 회부되기 전이라는 점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파울씨는 지난 4월29일 북한에 입국해 함경남도 청진을 여행하던 중 성경책을 호텔에 두고 나온 혐의로 5월 7일 출국 과정에서 체포됐다.


파울씨가 죄를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북한 당국도 파울씨의 죄과가 가볍다고 인정해 석방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미한 죄목의 파울씨를 재판에 넘길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압박이 가중될 것임을 북한도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개선 압박'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화의 신호'를 보내기 위해 파울씨를 석방했을 수도 있다.


미국은 환영하면서도 나머지 두 명의 석방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이 번 석방이 대화의 고리가 될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파울이 풀려나 고향의 가족을 향해 돌아오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파울의 석방을 환영한다면서도 나머지 2명의 억류자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것은 긍정적인 결정이지만, 우리는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가 수감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재판을 통해 6개월 째 억류된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에게 6년 노동교화형을, 2012년 11월 방북한 케네스 배에게는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각각 선고했다.이들이 남아 있는 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는 중간에 항상 걸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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