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씨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현 정부의 대표적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53)이 고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장남 최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21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최근 신 비서관은 "최씨가 허위 사실을 퍼뜨려 명예가 훼손됐다"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이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에 배당했다. 검찰은 최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신 비서관은 고소장에서 자신이 '이석채 전 KT회장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에게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허위 사실을 일간지 C일보 기자인 최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비서관의 인사외압 논란은 지난해 8월 한 시사주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이 신 비서관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보도 이후 신 비서관은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기사를 취재한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언론사는 경찰이 취재기자의 카카오톡 등 사적인 부분까지 내사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수사 대상에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의혹을 전달한 사람들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실제로는 공직기강팀의 조사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신 비서관의 인사개입 의혹을 최씨로부터 들었다는 관련자 진술을 근거로 최근 최씨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씨가 출석하지 않아 조사는 불발됐고, 결국 신 비서관은 최씨를 직접 고소했다.
신 비서관은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부소장을 지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캠프 여론조사단장을 맡았고, 현 정부 출범 때부터 국민소통비서관을 맡아 국정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작고한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의전비서관과 공보비서관을 지냈고 200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신 비서관이 최 전 이사장의 장남을 고소한 것을 놓고 친박 인사 간의 내부갈등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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