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국감서 "방만경영 해결땐 공공기관 해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한국거래소의 숙원사업인 공공기관 지정해제에 파란불이 켜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여부를 묻자 "아직 중간평가 과정이어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방만경영 해소가)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이 "정부가 계속 붙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방만경영만 해소하면 공공기관 지정을 해소해달라"고 하자 최 부총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는 올해 초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점을 고려해 공공기관 지정을 유지하되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지정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방만경영 딱지를 사실상 떼어낸 상태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최 부총리 취임 첫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서 거래소를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기관에서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1차 공공기관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거래소의 독점적 법적지위 문제도 사라진 상태다.
잇따라 내놓은 경영정상화 조치도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로 거래소는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를 1306만원에서 447만원으로 65.8%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거래소의 복리후생비 감축 규모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617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나아가 업무 외 사망 시 퇴직금을 가산 지급하는 규정과 창립기념일, 근로자의 날에 7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규정 등도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경수 이사장의 노력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식적으로는 내년 1월 열리는 공운위에서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문제가 검토될 가능성이 높지만, 거래소를 더 이상 공공기관으로 묶어둘 명분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하반기 중 수시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거래소의 민영화가 증권사 기업인수합병(M&A)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소는 30여개 증권사들이 2~5% 정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공기관 해제 후 상장한다면 평균 1000억원의 현금유입이 예상된다"며 "특히 내년부터 개정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사의 자본확충이 중요한 상황인데 거래소 지분가치가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소형 증권사의 청산의지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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