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김인원 기자]연일 원ㆍ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강남 고액자산가(슈퍼리치)들은 차분하게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물밑에선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7일 현대증권ㆍ미래에셋증권ㆍKDB대우증권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슈퍼리치들은 강(强)달러 기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김용직 현대증권 대치WMC 센터장은 "슈퍼리치들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는 성향이어서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곧바로 대응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달러화 강세를 관망하면서 종전 투자하던대로 펀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보다 펀드를 선호하는 성향으로 인해 환율 보다 오히려 금리에 더욱 민감하다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유승연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지점장은 "최근 큰손들은 환율에 대해 드러나진 않지만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큰손들이 두 세가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고 원금손실이 적은 ELS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슈퍼리치들은 최근 ELS 외 원달러 파생결합증권(DLS)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그랜드마스터PB는 "환율이 일정범위 안에 있게 되면 더 높은 수익을 얻고 그 범위를 벗어나도 2~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큰 리스크 없이 추가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원금이 깨지지 않아 슈퍼리치들이 선호한다"고 밝혔다.
과거 원화강세일때 달러를 바꿔 둔 슈퍼리치들은 이 자산을 기반으로 해외자산 투자처를 알아보고 있다. 김선아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시니어 웰스매니저는 "특히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큰손들 보다 소액 투자자들이 강(强) 달러 기조에 더욱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환율에 민감한 원자재 펀드에 투자 시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강달러를 용인하는 분위기인 만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오는 30일까지는 강달러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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