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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구체화된 과학기술 비전은 창조경제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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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구체화된 과학기술 비전은 창조경제의 원천 홍성주과학기술정책연구원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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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 바꾸라고 한다. 광고는 연일 소비자에게 채 2년을 쓰지 않은 스마트폰을 새 것으로 바꾸라고 권하고, 어느 대기업의 사장은 직원들에게 가족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모방에서 창조로 이행하고자 하는 한국 사회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창조경제로 요약되는 현 시대에 과학기술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 활동의 과정과 결과는 새롭고 다르며 변혁적 변화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최근 과학기술정책의 핵심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과연 혁신적 아이디어를 잉태할 과학기술 성과가 나오겠는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제도적 환경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실패를 용인하지 않고 소소한 성공만을 인정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와 실제 과학기술 성과 사이의 간극으로 드러난다. 사람들은 무언가 대담한 변화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위치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과학기술 활동은 대담한 변화의 구체화보다는 논문이나 특허의 산출에 몰입해 있다.

창조경제의 원천으로서 과학기술이 변화를 주도하는 힘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이끌어갈 과학기술 비전이 필요하다. 그러한 비전의 근저에는 과학기술로 꿈꾸는 멋진 미래에 대한 상상이 존재한다. 예컨대 포드자동차 회사 창업자인 헨리 포드는 자동차의 민주화를 선언(1907년)함으로써 누구나 자동차를 가질 수 있는 미래를 창조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 인간의 달 착륙을 선언했고 이후 1969년 전 세계인은 아폴로우주선이 달에 착륙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목격했다. 구글의 창업자들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해 누구나 이용하게 하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제시했고 지금의 세계인들은 구글이 그 목표에 다가가고 있음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어떠한 멋진 비전이 과학기술 활동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지를 찾고 판단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공상과학(SF) 소설가 아서 클락은 아주 기발하면서 파급력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사람들이 네 단계의 인식 변화를 보인다고 했다. 첫째 반응은 '이런, 미쳤군!'이다. 두 번째 반응은 '해볼 만은 하겠지만 나와는 무관해', 셋째는 '나는 그게 나올 거라고 이미 알았어', 넷째는 '이런! 그건 원래 내 생각이었어!' 단계 등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을 움직이는 비전에는 독특한 속성이 있다. 처음에는 동의가 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작은 아이디어는와 비전은 좁은 창고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그 아이디어가 현실로 나오면 처음에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아이디어가 사라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사람들과 인식을 공유하게 되면 작은 아이디어는 거부할 수 없는 몸짓으로 발전한다. 그때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비전은 창조경제에 대한 기여에 초점을 맞춘다. 목표의 원대성 차원에서 창조경제는 분명 좋은 비전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학기술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동의를 얻고 나아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화된 형태로 목표를 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제로 도전'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실험실' '지구를 구할 도전들' '장애로부터의 해방' 등 대담한 목표가 담긴 과학기술 비전들이 연구개발 사업에 반영돼야 한다. 이러한 비전들이 폭넓게 회자되면 제도와 사람들의 행동도 함께 변한다. 그때 과학기술은 변화를 주도하는 힘으로서 생동할 수 있다.






홍성주과학기술정책연구원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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