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해 2분기 기업들의 안정성은 개선된 반면 성장성은 저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안정성의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낮아진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했다. 다만 총자산과 유형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각각 0.2%, 0.6%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식음료·담배, 서비스업 등을 제외한 전기·전자, 조선, 전기가스, 건설 등 대부분 업종의 매출액이 감소했다. 총자산증가율은 기계·전기전자(2.9→0.2%), 식음료·담배(0.8→-0.2%) 등 제조업(1.6→0.4%)을 중심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4%에서 4.2%로 하락했지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9%에서 4.3%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의 비중 확대로 하락했으며 매출액세전순이익률 상승은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관련 이익 확대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의 업종은 하락한 반면 목재·종이, 비금속광물, 산업용기계 등의 업종은 전년 동기보다 올랐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제조업(6.3→5.8%)은 하락했으나 비제조업(-0.2→1.9%)은 상승했다.
또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동기 503.7%에서 389.1%로 낮아졌다. 세부 지표를 보면 이자보상비율 100~300% 구간(12.1→11.3%), 300~500% 구간(8.3→6.9%), 500% 초과 구간(56.8→55.8%) 등의 업체 수 비중은 축소된 반면 100% 미만(22.8→26.0%) 업체 수 비중은 확대됐다.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줄었다는 얘기다.
성장성은 뒷걸음질을 했지만 재무 안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기말과 비교한 부채비율(97.4→94.1%)과 차입금의존도(25.4→25.3%) 모두 하락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채비율 100~200% 구간(25.0→25.1%) 및 500% 초과(3.6→3.8%) 업체 수 비중은 상승한 반면, 200~500% 구간(10.7→10.4%) 업체 수 비중은 하락했다.
한편 업체당 평균 현금증가액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 25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유입과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조달 규모가 축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증가액이 줄어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9.3%로 전년 동기(63.3%)보다 4.0%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의 현금유입 감소가 원인이 됐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하는 1505개 상장기업과 업종별 대표 비상장기업 146개(금융·보험업 및 공정위 지주회사 제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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