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 근대미술거장 고(故) 장대천(長大千) 화백의 맥을 잊는 중국 화가들이 다음 달 대거 서울을 찾는다.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4층 이형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4회 한중문화교류전'의 참여 작가들이다.
장대천 화백(1899~1983년)은 20세기 중국 화단에 가장 획기적인 색채를 표현한 대가로 특히 산수화에 뛰어난 작가다. 그는 자신의 호를 딴 '대풍당'이라는 화파를 창립해 중국 회화 예술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중국 쓰촨 성 태생인 장 화백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 밑에서 회화를, 서예대가로 부터 서예를 익혔고 한때 스님이었기도 했고,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인 시절 유럽 국가들과, 일본, 대만, 인도, 브라질 등지에서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다. 피카소와는 각별한 예술적 교류를 나누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으로 그의 그림은 옛 그림을 모방하기 보단 자유분방한 필묵기법이 큰 특징을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처럼 중국이 자랑하는 화가 장대천 화백의 화맥을 잇는 '상해 대풍당 장대천 예술중심'의 도제춘(屠際春) 주임을 단장으로 중국 전역의 16명 작가들이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미술협회 부주석인 하가영(河家永)의 스승인 희준요(姬俊堯, 천진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화백의 강남수묵사생전을 비롯해 채검명(蔡劍明), 두춘임(杜春林), 하명조(何明照), 이영금(李永錦), 유극인(劉克仁), 유내구(劉乃駒), 유손협(劉巽俠), 구극영(邱克榮), 곡학진(曲學眞), 소석초(蘇錫超), 형개량(邢開亮), 양영안(楊永安), 주묵춘(朱墨春), 전첨(田添) 작가 등의 산수화, 세밀화, 인물화, 화조, 동물 등 각 분야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작가인 도선 김용현 화백도 이들과 함께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김 화백은 대한민국 명인 미술대전 집행위원장이자 중국 산동성 조장예술대학원 객좌 교수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문인화의 대가 창현 박종회 화백이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한중문화교류전은 민간차원에서 지난 2009년부터 진행돼 온 행사다. 20여 년 간 중국에서 사업을 벌여 온 하태규 키스코 대표, 그리고 이충호 성일조경건설 대표가 추진해 왔다. 특히 하 대표는 기업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된 중국의 기업가, 예술인들과의 인연을 미술전시라는 양국 문화교류로 확대해 나갔다. 사학과 전공에 어릴 적부터 한학을 공부해 온 그는 평소 중국 문화예술과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이처럼 비영리 목적의 행사를 이어오게 됐다. 하 대표는 "50년 이상 이데올로기 문제로 단절됐던 이질적인 양국의 문화를 민간 차원에서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경제교류도 활성화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둘은 '한중문화교류진흥협회'(가칭)를 세워 중국에서 한국 작가들의 서예와 회화작품들을 소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전시 개막식은 10월 8일 오후 5시. 문의 010-8888-3606.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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