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부선 열풍'…아파트 관리비 내리는 비결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3초

"관심갖고 나서라, 많이 배우고 공부해라, 이웃과 대화하고 소통하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김부선 열풍'…아파트 관리비 내리는 비결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AD


"아파트 관리비를 내리고 싶으면 우선 관심을 갖고 참여하라. 그리고 많이 배우고 이웃과 소통하면 관리비는 자연히 낮아지고 덤으로 공동체까지 살아난다."

최근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 싼 국민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실 아파트 관리비 낭비ㆍ횡령 등이 잦아 최근 5년새 서울 시내 아파트의 관리비가 30%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장기간 꾸준히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파헤친 김부선씨 사건이 일어나자 "나도 제2의 김부선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려면 어떤 노력과 노하우가 필요할까? 이와 관련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는 '아파트선진화운동본부' 송주열 회장은 우선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특히 우습게만 보던 '동대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관심을 가졌다면 일단 동대표가 되어야 한다"며 "아무리 제도가 좋더라도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동대표가 되어서 관리비 등 아파트 공동체의 문제점을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동대표는 아파트의 관리비 징수ㆍ집행, 경비업체ㆍ보수공사업체 선정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으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고 나름 강력한 힘을 쓸 수 있는 자리다.


'동대표'가 되면 좋고, 안 되었더라도 할 수 없다. 다음 단계는 관리비 전체를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 우선 인건비 중 경비ㆍ용역비 누수ㆍ부풀리기가 없는지, 용역업체의 근로계약상 추가 비용이 과다 부과되지는 않았는지, 용역직원들에게 4대보험료가 지급되도록 계약했는데 그렇게 되고 있는 지 등을 살펴 보면 관리비의 거품을 뺄 수 있다.


청소용품 구입비도 반드시 별도로 지급해 미화원들이 필요한 것을 직구매해 사용하도록 하는 게 좋다. 정부가 고령자 채용 확대를 위해 실시하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인건비를 절약하는 좋은 방법이다. 경쟁 입찰과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용역업체 선정과 관리를 투명하게 하는 것도 새는 관리비를 줄이는 첫 걸음이다.


각종 공사ㆍ용역 계약의 투명성 강화도 필수다. 일감 몰아주기, 단가 부풀리기 등으로 관리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반드시 공개 경쟁 입찰을 실시하고, 입찰시 동대표나 입주민이 참가해 감시해야 한다. 서울시가 201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동주택 전문가 자문단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수선 유지비를 사후 부과 방식으로 하고 사소한 보수의 경우 아파트 자체 인력ㆍ재능기부를 활용하며 양질의 회계 감사를 통해 과거 잘못된 관리비 집행 사례를 찾아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법상 입주자 10분의1 이상의 동의만 얻으면 누구나 회계법인 등을 통해 회계 감사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아파트 관리는 주택관련 법률ㆍ회계를 잘 알아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각종 공사ㆍ인력관리 등 복잡한 일이 많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서울시같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연중 2기씩 6회에 걸쳐 아파트 관리 관련 전문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아파트 관리비 주민학교'를 운영 중이다.모르는 게 있을 때 상담ㆍ문의할 수 있는 곳들도 알아 두면 좋다. 서울시는 아파트내 갈등ㆍ분쟁이 있을 경우 상담ㆍ지원하는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곳에 전화하면 법률ㆍ회계상 문제는 물론, 층간 소음이나 기타 분쟁 등 다양한 문제를 상담받을 수 있다. 인터넷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을 통해 타 아파트의 관리비 현황ㆍ운영실태 등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상진 서울시 공동주택과 주무관은 "현재 서울시 내 아파트 80~90% 정도의 관리비가 모두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며 "비교 분석을 통해 자신의 아파트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웃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대화나 이해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파트의 경우 다양한 직업ㆍ성격ㆍ학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서 서로간에 소통ㆍ대화를 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 두 번 이웃과 욕설 등을 주고받았다간 상당기간 대화나 소통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심히 접근해야 한다.


송주열 회장은 "우리나라 학교에선 글 쓰는 법만 가르치고 대화ㆍ소통법은 안 가르치기 때문에 이웃과의 사이가 처음에는 굉장히 풀어가기 어렵다"며 "어느정도 문제가 있더라도 대화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면 서로 다 풀 수 있기 때문에 대화ㆍ소통법을 습득하고 실천하는 게 관리비내리기나 공동체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