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연기금 28곳 글로벌 공동투자 협의체 탄생
'그루핑' 작업 통해 투자 대상 확정...투자대상 확정 초읽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 총 28개 기관, 5조3800억 달러(약 5515조) 규모의 공동투자협의체 'CROSAPF'(Co-investment Roundtable Of Sovereign And Pension Funds)가 출범하면서 '큰손'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들의 자산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협의체 출범을 주도한 한국투자공사(KIC)에 따르면 CROSAPF는 12일 열린 출범식 간담회에서 CROSAPF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투자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매년 봄과 여름 두 차례 모임을 열기로 했다. 공동투자 위한 첫걸음을 뗀 셈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공동투자에 나설 지역과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다. 28개 기관의 목표수익률과 추구하는 자산별 비중이 다른 만큼 관심 투자 대상을 확정해 실질적인 투자에 들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안홍철 KIC 사장은 "이제 출범식을 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를 나설지 확정하진 못했다"면서 "참석기관이 많다보니 선호하는 투자자산과 지역도 다양해 일단 각 기관들이 원하는 투자자산과 지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비슷한 기관들끼리 묶는 '그룹핑(분류)'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투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지금부터라는 의미다.
참여국간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는 KIC가 개발한 온라인플랫폼이 쓰일 전망이다. KIC 관계자는 "참여 회원들끼리만 볼 수 있게 서로 투자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관련 자료를 업로드하는 온라인플랫폼을 지난 6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다"면서 "시스템 보안 문제와 관련해 각 기관들마다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어 완성까지는 조금 더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참여 기관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안 사장은 CROSAPF 참석 기관을 현재 28곳에서 50곳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공공투자에 있어 투자타이밍과 우선순위 등 각 기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안 맞으면 투자가 유치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 주요 기관들이 CROSAPF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 대한 투자 의향을 내비치는 국부펀드와 연기금도 속속 나오고 있다. 키릴 디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이 세계최고의 선박을 만들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드리안 라이더 호주 퀸즐랜드투자공사(Q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 경제 내부에 건실한 섹터가 많은 걸로 아는데 중소기업 중에서도 매력적인 기업들이 많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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