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에는 없는 게 없다.
화장품과 야채,TV 등 돈만 있으면 온갖 것을 구할 수 있다. 심지어 쇠고기도 살 수 있는 곳이 장마당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이 소의 도축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북한의 장마당에서 쇠고기가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의 도축 금지로 쇠고기가 거래되지 않는 탓에 북한에서는 특권층과 고위 간부가 아니면 1년 내내 쇠고기를 먹기가 어렵다. 심지어 추석 날 모란봉 씨름장에서도 우승 상품으로 황소가 걸리지만 실제 황소는 주지 않고 황소의 가격에 상당하는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대도시 장마당에서는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만 있으면 평양이나 평성 등지의 장마당에서 쇠고기를 마음대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두 중국산 수입 쇠고기다.
북한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팔고 있는 쇠고기는 중국에서 수입해 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소의 도축과 쇠고기 판매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판매 가격은 중국보다 싸다.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단둥의 쇠고기 소비자 가격이 1kg당 65위안인데 반해 신의주 장마당의 쇠고기 가격은 1kg당 60위안 정도다. 이는 산지에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의 단계별 유통마진이 중국보다 북한이 훨씬 적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당은 1990년대 말 중반 기아 사태를 겪는 동안 북한 정부의 배급체제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현하기 시작해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우후죽순처럼 전국에 확산됐다. 평양은 물론이고 시, 군, 지방 곳곳에도 들어서 결국 북한은 2003년 양성화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장마당은 휴대폰 등 각종 상품은 물론, 온갖 정보가 나도는 유통경로로 자리잡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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