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들의 대북 압박 조치 실패 사례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을 찾는 서방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화유입도 늘고 있다는 미국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는 10일자(한국 시간 11일) 북한 발 기사에서, 북한을 찾는 서방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전문 여행업계를 인용해 연간 5000며명에서 6000명의 서방인들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연간 외국인 관광객의 전체 규모는 10만명 정도이며, 대부분 중국인들이라고 업계 추정치를 덧붙였다.
그러나 신문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4월 미국 시민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월씨와 매튜 토드 밀러씨가 북한에 억류된 이후 미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외국인 관광이 북한 당국이 매우 필요로 하는 자금을 창출한다며, 비판론자들은 이 자금이 핵 개발에 유입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민대의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WP에 "북한 당국은 수 십 년 동안 정치체제를 바꾸거나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숨가쁘게 찾았다"며 외국인 관광 허용은 외화벌이가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글로벌 포스트도 9일자 기사에서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수가 늘었으며, 서방 관광객 수도 늘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포스트 역시 북한전문 여행업계를 인용해 연간 5000명의 서방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탈북자들은 글로벌 포스트 인터뷰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하면 평양의 만수대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에 고개 숙이고 헌화하는 것이 일정에 포함되곤 하는데, 이런 행동이 북한 지도층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도 10일 2010년부터 북한이 미국인들의 방문 제한을 풀기 시작했고, 서방 관광객의 수가 매년 늘고 있다며, 한 해 3000~5000명으로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 본국 송금과 외국인 관광객은 북한의 주요한 외화수입원이 된다"면서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미국과 동맹국의 대북 압박이 효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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