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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멕시코, '에너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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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르네상스 예견·外人 투자 500억달러 넘어…글로벌 경제에도 득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멕시코가 76년 동안 걸어 잠갔던 에너지 시장을 개방한 가운데 멕시코 에너지 산업이 새로운 르네상스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보고서를 인용해 "에너지 개혁법 시행으로 멕시코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오는 2018년까지 500억달러(약 50조85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에너지 시장 개방은 멕시코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득이 될 것"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멕시코에서는 1938년 에너지 시장 국유화 이래 거대 국영 석유업체 페멕스가 76년째 에너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페멕스의 방만 경영과 각종 부정부패로 멕시코의 에너지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에너지 개혁법안을 만들었다. 페멕스의 에너지 독점을 완화하고 외국 기업의 자국 내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법안은 최근 의회에서 통과돼 멕시코가 에너지 시장을 개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애틀랜틱카운슬은 보고서에서 "멕시코가 풍부한 원유·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훌륭한 에너지 생산 기술, 오랜 개발 경험,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도 갖춰져 있다"고 평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그 동안 멕시코 에너지 시장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것은 이런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에너지 개혁법은 멕시코를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자 경쟁력 있는 산업국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펴낸 보고서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EIA는 에너지 개혁법으로 멕시코의 원유 생산이 향후 15년 사이 75%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IA는 2010년 하루 평균 300만배럴이었던 멕시코의 원유 생산량이 오는 2025년 180만배럴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그러나 올해 보고서에서 2040년까지 멕시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370만배럴로 증가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에너지 시장 개방 덕임은 물론이다.


페멕스는 포천이 선정한 매출 순위 500대 글로벌 기업 리스트에서 36위를 장식했다. 페멕스의 연간 매출은 1260억달러지만 순손실 130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그만큼 관료주의·부정부패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0여년 사이 페멕스의 원유 생산은 25% 줄었다.


멕시코 정부가 페멕스에 개혁의 칼을 빼들면서 고질적 병폐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거대한 자산과 부채를 털어내는 과정에서 페멕스의 존재감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페멕스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멕스가 개혁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멕시코는 원유 탐사·시추에서 선두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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